LG생활건강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퍼퓸 브랜드 '벨먼'. 이 제품은 고급화 전략을 위해 청담동 분더샵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생활건강
'세계 유명 여행지의 감성을 향기로 담은 글로벌 캔들 브랜드', '해외 유명 샐러브리티들이 사랑하는 (브랜드)'.
지난 28일 LG생활건강이 배포한 '퍼퓸 드 몽드 페브릭퍼퓨머'라는 섬유유연제 보도자료 내용의 일부분이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섬유유연제는 '메종 데 부지'라는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지난해 8월 선보인 제품이다.
LG생활건강은 '메종 데 부지'라는 브랜드에 대해 소개하면서 '세계 유명 여행지의 감성을 향기로 담은 글로벌 캔들 브랜드', '해외 유명 샐러브리티들이 사랑하는 '메종 데 부지''등의 화려한 문구를 거침없이 사용했다.
이 브랜드에 대해 익히 들은 바가 없어 정말 글로벌 브랜드인지, 정말 해외 유명 셀러브리티들이 사랑하는 제품인지 알고 싶어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봤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서울 한남동에 작은 매장이 있는 국내 캔들 브랜드였다. 법인명은 엠디비인터내셔날이며 대표는 강기태라는 한국 사람이었다. 설립시기도 2011년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 비교하기가 힘들었다. 판매는 한남동 매장 이외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편집샵 '비이커'에도 일부 판매되는 개인이 운영하는 기업에 불과했다.
왜 이런 브랜드를 가지고 '글로벌 캔들 브랜드'라고 했는지 LG생활건강에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런던과 호주에 매장이 있기 때문이고, 매거진 등에 연예인들이 이 제품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확인 결과 런던과 호주에는 단독 매장이 아닌 편집샵에 일부 판매되고 있었고 연예인들이 정말 협찬이 아닌 이 제품을 '사랑해서' 사진을 찍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작 설립 5년에 불과한 국내 브랜드가 어느새 '글로벌 브랜드'가 되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집샵에 입점하고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현 상황을 어떻게 봐야할까.
캔들로 유명한 딥디크와 조 말론 등의 브랜드들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큰 배경에는 마케팅 영향도 컸지만 오랜 역사와 철학, 제품력 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매거진과 SNS 등에 제품이 노출되고 해외에서 소량이라도 판매만 되면 모두 '글로벌 브랜드'가 되는 것인가.
LG생활건강의 이런 '과장 마케팅'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2월 '프리미엄 퍼퓸 브랜드'인 '벨먼'을 런칭했다. LG생활건강은 이 브랜드의 고급화를 위해 명품 편집샵으로 유명한 신세계의 '분더샵'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또한 제품 패키지에 일체 한글을 쓰지 않았고 가격도 수입품과 맞먹는 8만원대(캔들 기준)로 정했다.
하지만 이 제품 역시 LG생활건강이 에이디인터내셔날 등 여러 중소기업에 외주를 줘서 만든 국산품이다. 왜 자신감있게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이라고 밝히지 못하는가. 또 LG생활건강이 미국 화장품 브랜드라고 알리는 '다비' 역시 제조는 국내서 하고 있으며 캐나다 브랜드인 '후르츠앤패션'의 일부 제품들도 국내서 생산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언젠가부터 '고급화'라는 이유로 국산품의 패키지를 수입품처럼 디자인해 내놓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국산품의 고급화와 명품화는 '국산품을 마치 수입품처럼 포장하고 과장해 고가에 판매하는 방식'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좀더 깊이있고 철학있는 브랜드가 LG생활건강에서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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