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의 벅 쇼월터 감독이 시범경기 18타수 무안타라는 극도의 부진에 빠진 김현수(28)에 대해 괜찮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쇼월터 감독은 9일 열린 보스턴과의 시범경기에 김현수를 선발은 물론 교체 카드로도 쓰지 않았다. 아무래도 마음의 부담을 크게 안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쇼월터 감독은 볼티모어 지역지인 '볼티모어선'과의 인터뷰서 "김현수에게 주어진 과제는 익숙하지 않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을 치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오래 뛴 선수들도 이 같은 문제를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따라서 나는 이 문제가 김현수만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는 김현수가 상대 투수들의 빠른 공을 의식하다보니 타이밍을 보다 빨리 잡으려 하고 이렇다 보니 변화구를 대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실제로 타석에서 서두르고 빨리 스윙하려는 것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현수 본인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김현수는 지난 6일 미네소타와 시범경기가 끝난 뒤 "수비와 공격 모두 내가 아닌 것 같다.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며 "마치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꼬마 같다"고 자책했다.
가중된 부담은 부진한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현수는 아직까지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볼넷조차 하나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의 뛰어난 선구안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이기도 하다. 결국 부담감에 눌려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석에서 서두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단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는 그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에게는 힘든 시기이겠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한국 언론들의 지나친 관심도 경계했다.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가 범타에 그쳤을 때 한국 미디어들이 달려들어 질문한다. 물론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도 김현수는 어느 순간 이겨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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