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 실언' 윤상현 징계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고수정 기자

입력 2016.03.13 09:32  수정 2016.03.13 09:36

비박계, 공천 배제·징계 요구…‘키’는 김무성에

총선 악영향 우려…윤리위 회부 가능성 ↓ 의견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한 '욕설 막말' 파문으로 논란을 일으킨 친박계 핵심 의원인 윤상현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전날 김무성 대표로부터 사과를 거부당한 윤 의원은 이날 새벽 김 대표의 자택을 방문해 사과 했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이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대표를 향한 '욕설 막말' 파문으로 친박과 비박의 계파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등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한 욕설·막말로 논란의 중심에 선 윤상현 의원이 당 차원에서의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을까. 그 키는 김 대표가 쥐고 있다.

윤 의원은 10일 오전 김 대표 자택을 찾아가 사과하고, 최고위원회의에도 출석해 통화 경위 및 배경을 설명하며 몸을 낮췄다. 윤 의원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님 만나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 (통화 상대) 그 문제도 포함해 다 솔직하게 말했다”고 했다.

다만 윤 의원은 비박계와 친박계 일부에서 나오는 불출마 요구에 대해서는 “자중자애하고 있다”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윤 의원은 빠른 시일 안에 본인의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하면서 국민과 당원에 사죄하는 모습이 제일 상수”라며 정계은퇴를 재차 요구한 바 있다.

윤 의원이 불출마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당 차원의 윤리위원회 소집이 거론된다. 윤리위에서 진상 규명을 한 후 ‘해당 행위’라고 판단이 되면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을 처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사실상 ‘친박 실세’로 불리는 윤 의원의 명성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윤리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윤 의원 사태가) 엄청난 해당행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결론이 나가지고 정계 은퇴를 시켜야 되겠다, 이런 결론이 나온다고 가정한다면 제명 같은 걸 통해 정계 은퇴를 유도하는 결정이 가능하다”며 “윤리위에 회부가 되면 종합적인 진상을 파악할 필요가 있고, 그래야 정확한 결론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파장이 큰 만큼 당사자인 김 대표가 윤리위에 징계안을 넘기는 등 직접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윤리위 소집 권한은 당 대표와 윤리위원장, 윤리위 위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로 가능하다. 여 의원은 “윤리위 차원에서 소집해 다루는 건 부담스럽다”며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김 대표가 이 문제를 윤리위에 넘겨주면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의원의 징계는 물론 윤리위 회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다. 들끓고 있는 비박계와는 달리 김 대표는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윤 의원과 관련한 윤리위를 소집한다면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럴 경우 선거판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원유철 원내대표가 “선거 앞두고 당내 분란이 수습으로 가면 다행인데 오히려 확대 재생산되면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느냐. 클린공천지원단에서 일단 조사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 처리 수준을 정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차세대 인천 맹주로 떠오르고 있는 윤 의원이 낙천할 경우 인천 판도는 물론, 초박빙 지역인 지역구(인천 남구을) 분위기 탓에 마땅히 대체할 사람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징계를 내릴 수 있겠느냐. 윤 의원 아니면 그 지역구에 나갈 사람도 없다”면서 “윤 의원이 대권도 노리고 있는 마당에 자신의 명예가 실추될 수 있는 불출마 요구를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당 윤리위가 의원들의 징계안 처리에 ‘지지부진’한 만큼 윤 의원 문제도 징계위에 회부되더라도 처리될지 미지수라는 말도 나온다.

한편, 영남 지역의 비박계 의원들은 이번 일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살생부에 오른 사람으로서 노코멘트 하겠다”고 했다. 다른 의원도 “거기에 대해선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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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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