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과 함지훈은 올 시즌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모비스의 주역이지만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 KBL
예년에 비해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 속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행보를 보여준 울산 모비스의 올 시즌이 막을 내렸다.
모비스는 당초 플레이오프조차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정작 플레이오프에서는 고양 오리온에 3전 전패로 탈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그렸다.
물론 모비스의 정규리그 선전에는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준 점도 부정할 수는 없다. 모비스를 제외하면 경쟁 팀들은 올 시즌 내내 기복이 심했다.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의 부상 이후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고, KCC 역시 중반까지 중위권을 전전하다가 허버트 힐 트레이드 이후 막판 연승을 타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KGC와 삼성, 동부도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조직력 문제로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모비스도 악재는 꽤 많았다. 1라운드에서 선발했던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가 몇 경기 뛰어보지도 못하고 부상으로 하차했다. 주전 선수들의 고령화에 비해 얇은 선수층으로 백업이 부실했던 것은 체력적인 부담으로 이어졌다.
오히려 이런 불리한 요소를 극복하고 모비스가 다른 어떤 팀들보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야말로 높이 평가받을 부분이다.
특히 올 시즌 프로농구는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예년보다 더 심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모비스는 특급으로 평가받기 어려운 클라크와 빅터라는 외국인 선수들을 데리고도 특유의 조직농구를 앞세워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
KBL에서 가장 끈끈한 토종파워를 바탕으로 특정 외국인 선수에 좌우 되지 않는 한국형 농구의 저력을 보여줬음은 높이 평가받아야할 대목이다. 또 전술가 유재학 감독의 철저한 시즌 준비, 양동근-함지훈 같이 팀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들의 자기관리도 빼놓을수 없다.
하지만 모비스에는 많은 과제를 남긴 시즌이기도 하다. 시즌 중반으로 갈수록 팀 성적이 기대이상의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유 감독도 어느 정도 리빌딩을 포기하고 성적에 욕심을 낸 측면이 있다. 혹사 논란을 초래할 정도로 과도했던 양동근 의존도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모비스에는 개인 기술이 탁월한 선수들이 없다. 패턴플레이로 이를 극복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전준범, 송창용 등이 많이 성장했지만 개인 기술과 수비 이해도 등에서 아직 발전해야할 여지가 많다. 양동근-함지훈에게 의존하는 공수 시스템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 역량을 더 끌어올려야한다.
모비스는 다음 시즌 신인드래프트에 기대를 걸어야한다.
올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다음 시즌 신인 빅3(이종현, 최준용, 강상재) 중 1명을 1라운드서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몇 년간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올리면서 신인드래프트와 크게 인연이 없었던 모비스는 대형 신인 3인방 중 1명을 잡을 수 있다면 리빌딩에도 더 큰 활기를 얻을 수 있다.
앞서 유재학 감독은 모비스 사령탑에 부임한 2004년 이후 2~3차례의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성공적인 리빌딩을 통해 차기 시즌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고자 하는 모비스에는 올 여름이 매우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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