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추일승-문태종 '늦깎이 첫 우승' 소망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3.18 15:01  수정 2016.03.19 07:01

추 감독, 2006-07시즌 이후 오랜만에 챔프전 올라

문태종, 선수로서 우승 마지막 기회일 수도

2011년부터 오리온 지휘봉을 잡았던 추일승 감독은 이전까지 만년 약체를 전전하던 오리온을 일약 강팀으로 발돋움시킨데 이어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 연합뉴스

1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과 최고령 선수 문태종이 나란히 KBL 첫 우승의 꿈을 노리고 있다.

추일승 감독과 문태종은 나란히 늦깎이 첫 우승에 도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그동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추 감독은 부산KTF 시절이던 2006-07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유재학 감독이 이끌던 모비스에 막혀 준우승에 그친 것이 개인 최고 성적이다. 문태종은 LG 시절이던 2013-14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역시 모비스에 패해 준우승에 그치는 등 최근 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모비스에 막혔다.

그런 두 사람에게 올 시즌 모비스를 극복하고 결승에 오른 것은 남다른 의미다.

추 감독의 별명은 ‘코트의 신사’다.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 차분한 성격, 지적이고 젠틀한 리더십으로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인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도자로서의 색깔과 업적은 팬들에게 늘 호불호가 갈렸다.

KTF 시절이나 지금의 오리온까지 이전에 약체팀을 맡아 강호로 재건한 리빌딩 능력, 외국인선수를 발굴하는 안목과 폭넓은 선수층을 활용하는 분업화 농구는 추 감독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치밀한 전략가의 면모와 달리 경직된 전술로 인한 임기응변의 부재와 단기전에서의 약점은 추 감독의 평가를 떨어뜨리게 한 원인이 됐다.

올해 플레이오프는 추 감독의 역량을 재평가하는 전환점이 됐다. 정규시즌 우승 경쟁에서 KCC와 모비스에 밀려 4강 직행조차 실패하자 또다시 오리온의 뒷심 부족 징크스가 재발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오리온은 정규리그보다 더 진화해 환골탈태했다.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던 애런 헤인즈와 조 잭슨의 공존이 해법을 찾았고, 문태종의 조커 변신, 이승현-최진수-김동욱으로 이어지는 포워드 왕국의 무한 스위칭 전술이 공수에서 오리온의 전력을 더욱 탄탄하게 업그레이드시켰다.

프로농구의 대표적인 전술가로 꼽히는 유재학 감독조차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는 추 감독의 변화무쌍한 로테이션과 양동근 봉쇄 전략에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했을 정도다.

2011년부터 오리온의 지휘봉을 잡았던 추 감독은 이전까지 만년 약체를 전전하던 오리온을 일약 강팀으로 발돋움시킨데 이어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프로 지도자 데뷔 이후 63년생 동갑내기이자 프로농구의 양대산맥으로 꼽혔던 유재학-전창진 감독 아성에 늘 가려져왔던 추일승 감독으로서는 의미가 깊은 도전이다.

문태종 역시 선수인생에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문태종은 국내에 귀화하기 전 유럽무대에서도 톱클래스 슈터로 꼽혔다. KBL 최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은 동생 문태영보다도 한 수 위의 경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KBL 경력만 놓고 보면 모비스에서 세 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거머쥔 동생 문태영에 비해 무관의 아쉬움에 그쳤다. 문태종이 한국무대에서 달성한 우승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유일하다.

75년생인 문태종은 올해로 만 40세 노장이다. 국내 선수 중 최고령이자 부산 KT 조동현 감독(76년생)보다도 더 나이가 많다. 다른 선수들 같으면 벌써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지만, 문태종은 올해도 11.4점을 기록하며 오리온의 주포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었는지 출전시간이 많이 줄었고 기복도 늘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체력안배를 위하여 식스맨에 가까운 역할을 부여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 경기 모두 승부처마다 결정적인 득점을 책임지며 왜 자신이 ‘타짜’로 불리는지 입증했다.

30대 중반에 한국무대에 뛰어든 문태종이 KBL에서 뛴 기간은 올해로 6시즌에 불과하지만 이미 그는 한국농구의 레전드로 불려도 손색없을만한 업적을 남겼다.

문태종은 “은퇴하기 전에 꼭 한 번은 우승을 차지해보고 싶다”는 꿈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문태종이 오리온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덧 선수생활의 황혼을 향해가는 문태종이 LG와 전자랜드에서 못 이룬 우승의 꿈을 오리온에서 이루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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