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장군 만세' 동영상 링크한 대학생, 항소심서 '무죄'

군 복무 중 탄창 등 군용물품 훔친 혐의에는 '징역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내용의 동영상 주소를 올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생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윤승은 부장판사)는 1일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24)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박 씨는 2013년 1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일을 찬양하는 약 3분 분량의 동영상 주소를 링크하는 등 2012년 5월부터 수차례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실제 박 씨가 링크한 동영상은 '혁명의 수뇌부 결사옹위하리라', '조선로동당 만세',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일 장군 만세' 등 북한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북한을 조롱할 목적이었을 뿐"이라는 박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김정일, 김정은 삼대 세습 독재도 물론 쓰레기지만 말이야'라고 쓰는 등 피고인이 작성한 글의 전체적인 내용과 작성 경위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링크한 동영상 자체가 이적표현물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으로 동영상을 링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박 씨의 군용물 절도 혐의에 대해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씨는 군 복무 중이던 2013년 3월 17일부터 2014년 4월 22일 사이 부대 폐자재분리수거장, 체력단련장, 자재창고 등지에서 국가소유 군용물인 탄창 2개, 훈련용수류탄뇌관 1개, M16소총 덮개 2개, 권총탄입대 3개, 5.56mm탄포 11개 등을 주워 자신의 관물대 등에 보관했다가 외박이나 특별휴가 때 집으로 반출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절취한 각 물품이 현실적으로 군용에 사용되지 않아도 장래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으면 군용물이 맞고, 절취한 장소가 군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곳"이라며 "피고인이 군 복무 중 근무지 내에서 수회에 걸쳐 군용물을 절취한 사안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자신의 범행을 모두 시인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