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과가 곧 지단 감독과 호날두 체제 중심의 레알의 생명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 게티이미지
라이벌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를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기세를 올린 레알 마드리드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조짐이다.
레알은 시즌 초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 체제에서 부침을 겪으며 프리메라리가 우승권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구단의 전설이던 지네딘 지단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 다시 상승곡선을 되찾고 있다.
지난 3일(한국시각) 바르셀로나와의 리그 31라운드 역전승은 큰 의미가 있다.
지단 감독 부임 이후 첫 엘 클라시코였다.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11월 레알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0-4 참패의 굴욕을 안긴 바 있었다. 여기에 이번 경기는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캄프누, 심지어 라모스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라는 불리한 상황까지 극복하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단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철저한 실리축구를 펼치며 경험부족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고 지장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승리로 레알은 리그 역전 우승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을 뿐 아니라 볼프스부르크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었다.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도 의미가 크다. 호날두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과 자주 비교대상에 오르고 있는 데다 올 시즌 잦은 구설에 오르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지단 감독 부임 이후로는 본인도 심리적 안정감을 어느 정도 되찾았다. AS로마와의 챔스 16강전, 엘 클라시코 바르셀로나 원정 결승골 등을 통해 큰 경기와 원정에서 약하다는 비판도 완전히 불식시켰다.
리그에서 어느 정도 명예회복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우선순위는 UEFA 챔피언스리그다. 이미 국왕컵에서 탈락하고 리그에서도 현실적으로 우승이 쉽지 않다고 했을 때, 레알이 올 시즌 트로피를 노릴 수 있는 대회는 이제 챔피언스리그가 유일하다.
리그에서의 갈짓자 행보와 달리 레알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8강에서도 강팀들을 피해 비교적 수월한 볼프스부르크를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다. 볼프스부르크가 챔스 8강에 오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레알은 유럽클럽대항전에서 독일 팀들을 상대로 유독 고전했다. 대진운이 좋다고 하지만 반대로 한 수 아래로 꼽히는 볼프스부르크에 덜미를 잡힐 경우 바르셀로나나 뮌헨같은 강팀들에 패한 것보다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레알은 올해 UCL 우승이 아니면 2년 연속 무관이라는 치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라이벌 바르셀로가 엘 클라시코 패배에도 여전히 우승권에 근접해있고 심지어 2연속 트레블을 노리는 것과 비교하면 레알은 모든 면에서 더 절박한 상황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과가 곧 지단 감독과 호날두 체제 중심의 레알의 생명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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