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무산된 꿈, 프라이스마저 두들긴 볼티모어
가장 붙고 싶던 프라이스, 더그아웃에서 지켜봐
볼티모어 프라이스 두들기며 6연승 내달려
“보스턴으로 프라이스가 간 것으로 아는데 한 번 붙어보고 싶다.”
슈퍼 에이스 데이빗 프라이스와 맞붙고 싶었던 김현수(28·볼티모어)의 꿈이 무산됐다.
김현수는 12일(한국시각),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보스턴과의 원정경기에 결장했다.
앞서 김현수는 지난해 12월, 국내서 열린 메이저리그 진출 기자회견 당시 데이빗 프라이스를 언급한 바 있다.
김현수는 가장 맞붙고 싶은 투수를 묻는 질문에 보스턴으로 이적한 사이영상 수상자 출신 데이빗 프라이스를 꼽았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모든 투수와 붙어보고 싶다. 보스턴으로 프라이스가 간 것으로 아는데 한 번 붙어보고 싶다”면서 “공격적인 투수이고 볼넷도 잘 안주기 때문에 붙어보고 싶다. 빠른 공 대처는 직접 붙어야 하기 때문에 시범경기 등 나갈 수 있을 때 나가서 적응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현수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의 자리인 좌익수에 마크 트럼보를 4번 타자로 기용했다. 김현수의 경쟁자인 조이 리카드는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고, 이후 애덤 존스가 기용됐을 때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현수가 기자회견 당시 강조했던 빠른 볼 대처는 불행하게도 그대로 적용된 모습이다. 실제로 김현수는 지난 시범경기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직구에 고전한 바 있다.
KBO리그와 달리 차원이 다른 상대 투수들의 빠른 직구에 김현수의 배트가 따라가지 못했고, 이후부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다 보니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나오지 못했고, 직구를 너무 의식하다 보니 뚝 떨어지는 변화구에 연신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결국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김현수에 대한 평가는 ‘마이너리급’이었다. 이에 볼티모어 구단도 마이너리그서 좀 더 경험을 쌓을 것을 주문했지만, 김현수는 자신의 권리를 행사, 메이저리그 잔류를 선언했다.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매 경기를 더그아웃에서 지켜봤고, 하필이면 경쟁자인 리카드가 펄펄 날며 쇼월터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은 양상이다. 물론 11일 탬파베이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기회를 얻어 2안타를 만들어냈지만, 우주의 기운이 쏠린 내야안타에 불과했다.
결국 김현수는 이튿날 보스턴과의 경기서 다시 더그아웃에 위치했다. 그리고 팀은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날 볼티모어는 슈퍼 에이스 데이빗 프라이스를 두들기며 5이닝만에 끌어내렸다. 프라이스는 삼진 8개를 솎아내며 분전했지만 5실점하며 승패없이 마운드서 물러났다. 이후 9회 3점을 추가한 볼티모어는 보스턴을 9-7로 꺾으며 6연승 행진을 구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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