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주역 이한구 'X맨' 비난에도 "유승민 탓"

"왜 끝까지 출마 고집했는지 이해 안가"…전국위 의장 팩스 사퇴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전국위원회 의장직을 사퇴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주역이자 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이 15일 전국위원회 의장직을 사퇴했다. 전국위원회는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임명을 확정짓는 권한이 있는데, 대규모 탈당 사태와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이 의원이 전국위 의장직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결국 수장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날 원유철 비상대책위원회장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한 뒤 기획조정국에 팩스로 사퇴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이번 총선의 패배 원인으로 꼽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조선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잘못된 사실은 꼭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의장직을 내려놓으면서도 이번 사태의 원인을 유승민 의원에게 돌렸다. 이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도록 불출마선언 등을 할 시간을 주며 기다렸다"며 "유 의원이 왜 끝까지 무소속 출마를 고집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만일 그때 유 의원이 결단을 내렸다면 정부도, 당도, 자신도 좋았을텐데"라고도 했다.

공천 파동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공천위원들이 모두 합의한 것도 공천위를 나가서는 또 다른 말을 하는 위원들을 보면서 국민들이 새누리당 공천이 정말 잘못된 거라는 오해를 한 것 같다"라며 자신을 'X맨'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 재차 반박했다. 

김무성 대표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대표는 현역의원에게 유리한 상향식 공천만을 주장했고, 나는 개혁공천을 하자고 버티면서 열흘이라는 시간을 낭비했다"고 말했다. 공천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도마 위에 오른 것과 관련해선 "개혁공천에 대한 의지가 분명해서 세세하게 설명하는 것을 중요치 않게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또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청와대와 친박계의 입장만 대변한 공천이었다는 비판에 대해 "청와대가 당의 공천에 개입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을 국회에 입성시켜야 한다는 기준만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