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경기서 4-10 대패했다. 올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한화는 7연패 속에 승률은 0.133(2승 13패)까지 떨어졌다.
한화는 전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전체 삭발을 단행하며 부진 탈출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지만 모처럼 잡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접전 끝에 역전패하며 사기가 더 꺾였다. 결국 삭발 투혼의 의지는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또다시 연패의 수렁으로 이어졌다.
한화의 초반 부진은 마운드의 붕괴에서 비롯됐다. 한화는 에스밀 로저스, 안영명, 배영수 등 주축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빠졌고 송은범, 김재영, 마에스트리 등 대체자원으로 평가받았던 투수들이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선발로 나선 마에스트리도 제구 난조와 야수들의 실책이 겹치며 3.1이닝 6실점(4자책)의 부진한 성적으로 조기 강판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선발을 일찍 내려도 불펜진을 총동원하는 벌떼야구로 끈질기게 버텼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권혁, 박정진, 송창식 등 지난해 무리하게 가동된 불펜 필승조들의 구위가 현저히 떨어진 결과다. 그나마 제몫을 해주던 정우람도 전날 경기서 블론세이브를 내주며 흔들렸다.
마에스트리의 조기강판에 이어 장민재를 투입한 것도 결과적으로 악수였다. 장민재는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에서 12이닝을 소화하면서 올 시즌 불펜진 중 송창식(12.1이닝)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빈번한 등판으로 시즌 초반임에도 벌써 지친 기색이다. 장민재는 이날 2.1이닝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무너졌다. 한화는 4회까지 0-9로 끌려가며 맥없이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김성근 감독은 로저스와 안영명 등 부상선수들의 복귀 시점이 다가오면서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지만 벌써 승률 마진이 -11이나 벌어진 상황에서 무너진 마운드와 자신감을 이들의 복귀만으로 메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당장 하루하루가 걱정이다. 21일 롯데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연패를 끊지 못한다면 22일부터는 잠실 원정에서 리그 선두 두산을 만난다. 디펜딩챔피언 두산은 최근 7연승의 파죽지세를 이어가며 초반부터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칫하다간 연패가 두 자릿수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봐도 한화의 미래는 암울해 보인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와 트레이드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즉시전력감 선수들을 끌어 모았고 올해 총 팀 연봉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 대가로 전임감독 시절에 키워놨던 많은 젊은 유망주들이 보상선수 등으로 잇달아 팀을 떠났고 이는 라인업의 고령화라는 부작용을 불러왔다. 현재 한화는 2군에서도 새롭게 불러올릴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올 시즌 초반부터 팀이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미래에 희망을 걸만한 요소도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김성근 감독의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운영에 대한 팬들의 불만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만년 꼴찌에 허덕이던 한화를 구원해줄 구세주로 팬들의 성원을 받으며 화려하게 입성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김 감독을 향한 팬심은 싸늘하게 돌아서고 있다. 그동안 김 감독의 야구철학을 지탱해주던 ‘성적’이라는 버팀목이 무너지면서 리더십도 총체적 도마 위에 올라있다. 부진이 조금 더 장기화된다면 비록 시즌 초반이기는 해도 이제는 한화 구단이 김 감독의 거취에 대하여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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