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절연 결의문' 서명 거듭 강조하는 장동혁
압박하는 윤어게인 인적쇄신은 묵묵부답
지속되는 '노선 변화' 진정성 의구심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추가 접수 보류 가닥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발전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의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하는 결의문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윤어게인' 세력과의 선 긋기에는 침묵을 이어가면서 그 효과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 윤어게인 세력에 대한 인적 청산 요구가 거세지고 있음에도 뚜렷한 대응이 나오지 않으면서, 지방선거 판도를 뒤집기 위한 메시지가 오히려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11일 인재 영입 환영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9일 국민의힘 107명 의원 전원 명의의 결의문을 당 대표로서 존중한다"며 "그날 의원 총회에서 밝힌 우리의 입장이 마지막 입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의문에 담기지 못했지만 여러 다른 논의도 있었다. 당 대표로서 어느 부분에서 얼마만큼 수용하고 당을 어떻게 이끌지에 대해서 고민하겠다"며 "필요한 부분 있으면 당 대표로서 입장 정리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원총회 자리에서는 물론 윤민우 윤리위원장,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박민영 당 미디어대변인 등에 대한 인적 청산 요구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침묵을 유지했다.
당 지도부 차원의 이러한 요구에 대한 논의 또한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중요한 것은 당이 당내 갈등 또는 당내 분란에 매몰되기 보다는 공격 칼날을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로 향하게 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조만간 장 대표가 직접 말씀하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으로는 그간 장 대표와 '굿캅·배드캅' 역할 분담을 해왔던 김민수 최고위원이 장 대표 대한 반발심이 커진 윤어게인 세력을 달래는 듯한 제스처도 취하면서,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남양주 소주 회동'에서 의원총회 결의안이 사전 논의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장 대표와 나는) 윤어게인의 다수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하고, 이재명 정권을 견제하려는 많은 청년들과 국민의 목소리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윤어게인을 두둔했다.
결의문을 작성한 의원총회와 관련해서는 "3시간 반 동안 장 대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결의문은 의총 당일 현장에서 수많은 의원들의 수정과 삭제를 거쳐 완성됐다. 그리고 장동혁 대표는 그 시간 동안 제1야당 대표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모욕을 견디며 침묵해야 했다"며 사실상 장 대표가 결의문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張에게 '윤어게인'은 김정은의 '핵'"
서울시장 선거서 '오세훈 카드' 잃나
이처럼 윤어게인 세력을 쉽게 놓지 못해왔던 장 대표의 노선에 따라 이들에 대한 인적 쇄신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간 윤어게인 눈치를 보며 입장을 선회했던 장 대표가 본인을 지지하는 윤어게인 세력을 등 돌리기 쉽지 않은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장동혁이 윤어게인 세력을 포기하는 것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장 대표가 본인의 핵심 지지층인 윤어게인을 끝까지 안고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결의문과 궤를 같이 하는 장 대표의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내 비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일 장 대표에게 말이 아닌 실천으로 윤 전 대통령 절연을 보여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특히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곳은 서울시장 선거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결의문 발표 이후에도 6·3 지방선거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있는데, 중도층 표심이 결정적인 수도권 선거를 앞둔 만큼 당 지도부의 가시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은 추가 신청일인 12일에도 후보 등록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의문과 실제 행보 사이의 괴리가 이어지면서 장 대표가 오 시장에게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지난 7일 저녁 장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강성 노선 전환을 비롯해 윤어게인 세력에 대한 인적 쇄신 등을 거듭 촉구하며, 이 같은 조치 없이는 서울시장 선거를 치를 수 없단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이날도 페이스북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윤 절연)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가시적 변화"라며 "그래야만 수도권 후보들이 승리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지금 우리 당 안팎으로 승리를 위한 혁신적인 제안이 분출하고 있다"며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이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면, 이제 그 길로 가는 실천의 주체는 당 지도부다. 지도부의 실천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 외에 경쟁력 있는 대안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장 대표의 모호한 태도가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서울이 흔들리면 자연스레 다른 지역 분위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선거 판도에서 오 시장 외 경쟁력 있는 후보를 모셔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사실상 선거를 치를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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