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정진석 2파전 양상, 과연 승자는...
러닝메이트 선점 위한 물밑 움직임 활발
친박계 유기준-홍문종 '끝까지 간다'
내달 3일 20대 국회를 이끌어 갈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가운데 당은 사실상 경선으로 뽑기로 결정했다. 최근까지의 상황으로는 4선의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과 8년 만에 국회로 돌아온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자의 2파전이 유력해 보인다.
새누리당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는 당내 계파 갈등을 우려해 원내대표를 합의추대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도 제기 됐지만 당선자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경선을 예정대로 실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은 경선에 대비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번에 4선에 성공한 신상진(경기 성남중원) 의원이 선관위원장으로 추대됐고 선관위원에는 김기선(강원 원주갑)·홍철호(경기 김포)·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과 비례대표 김순례 당선자가 포함됐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나 의원과 정 당선자가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꾸준히 꼽혀왔다. 특히 나 의원의 경우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 일식집에서 20대 총선 서울 지역 당선자와 오찬 회동을 주재했는데 이것이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세력 불리기를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취재진이 나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 준비에 대해 묻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모르겠다. 뭘 해야 할지 알려달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 당선인의 경우 MB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내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고 충청 표심을 고려할 때 원내대표에 적합하다는 평가 덕에 지속적으로 후보로 거론돼왔다.
그래서인지 워크숍에서 이들의 모습은 다른 참석자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이들은 당선자들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총선 이후 당선자들끼리 공식적으로 모이는 첫 자리였던 것을 감안할지라도 이미 착석해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손을 내미는 모습은 지지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의도로 보여질 수 있는 대목이었다.
나경원 "국민의 마음 무겁게 듣자" 정진석 "조만간 결심할 것"
이들은 워크숍이 끝난 후 자신의 속내를 조심스레 내비쳤다. 나 의원은 회의장에서 나와 "국민의 눈높이로 국민의 마음을 읽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원내대표 경선이 또 다시 계파 경선으로 흘러선 절대 안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내대표 선출 방식 논의를 묻자 "국민의 마음을 무겁게 듣자는 말씀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지만 나서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은 것으로 비춰 세간의 추측대로 오는 5월 3일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선 "비대위원장 부분은 실질적으로 역할에 따라서 다를텐데 정리를 하는 의미에서 별도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 당선인은 앞선 오전 'SBS 라디오'에 나와 "다수의 당선자들 의원들이 저에게 요청을 해주시면 저에게 이 짐을 맡겨 주시면 저는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출마 의사를 내비친 데 이어 워크숍이 끝나고도 비슷한 기조의 발언을 했다.
그는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나 아니면 안된다는 이런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런 저런 요청을 받고 있기 때문에 내 어떤 역량이, 어떤 장점이 이 일과 합치되는지 스스로 자문해보면서 조만간 결심을 할 생각"이라고 뜻을 굳혔다.
그는 "오늘 점심도 걸러가면서 아주 유익한 토론을 했다. 쇄신과 통합으로 새 출발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합의추대론도 있었고 경선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우리가 결의를 통해서 새롭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친박계에서는 유기준, 홍문종 의원이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양한 후보군들은 러닝메이트로 나설 정책위의장 후보자를 구하기 위해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비박계의 경우 표 확장을 위해 친박계 의원과 함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가에 따르면 나 의원은 김광림, 이철우 의원등이 함께할 거라는 전망이, 정 당선자의 경우 지역 안배를 고려해 영남권이나 수도권, 강원권 등 다양한 의원을 후보군으로 놓고 선택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친박계의 경우 비박계인 권성동·김세연·김영우·이진복 등 3선 의원과 함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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