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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원내대표 불출마 종용’ 최경환의 속내


입력 2016.04.28 16:25 수정 2016.04.28 16:27        고수정 기자

박 대통령 ‘수레바퀴론’ 이후 역풍 고려한 일보후퇴 분석

‘대표 친박’ ‘원내대표 비박’ 역할 분담론이라는 해석도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중진의원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친박 좌장’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친박계 의원들을 향해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종용하고 나섰다. 이 같은 최 의원의 일방적인 ‘설득’에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요동치게 됐다. 최 의원이 유력한 차기 당 대표로 꼽힘에 따라 그 속내가 주목된다.

최 의원은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4·13 총선 민심을 겸허히 받든다는 차원에서 친박으로 분류된 분들은 원내대표 경선에 안 나가는 게 맞다”며 “선거가 끝난 지 며칠 되지도 않았고, 총선이 끝나고 당내 첫 선거인데 친박과 비박을 나눠서 싸우면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 이번에는 자숙하는 의미에서 친박 후보가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 중인 유기준·홍문종 의원을 전날 국회에서 만났고, 홍 의원은 출마를 포기했으나 유 의원은 출마 의사를 접지 않았다. 최 의원은 통화에서 “유 의원은 친박 단일 후보가 아니다. 유 의원이 출마하지 않도록 계속 설득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 구도는 오리무중 상황에 빠지게 됐다. 당초 친박계에서는 홍 의원과 유 의원, 비박계·중립에서는 나경원·정진석·김재경·김정훈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총선 참패 이후 조용한 행보를 보여 왔던 최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다양한 속내가 내포돼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총선 결과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 공천을 친박계가 주도한 만큼 국민적 역풍을 고려해 친박계의 일시적인 ‘일보 후퇴’를 고려했다는 것과 ‘비박 원내대표’ ‘친박 당 대표’라는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분석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데일리안’에 “친박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대통령이나 친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 권력을 독식하면 역풍이 부니까 비박 원내대표, 친박 당 대표 ‘역할 분담론’이 전제가 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 출마의 길을 열어놓는 선에서 비박·중립 후보 중 친박이나 대통령과 교감이 잘 되는 원내대표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원내대표는 비박계가, 당 대표는 친박계가 하겠다는 뜻 아니냐”며 “총선 참패 이후 친박계가 전면에 나서면 여러 가지로 반발이 많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궁극저으로 당권을 잡으려면 하나는 포기해야 된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제시한 ‘수레바퀴론’과 관련한 발언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여당과 정부는 수레의 두 바퀴다. 계속 서로 협의를 해 가면서 같이 굴러가야 국정 운영이 원활하게 되는데, 내부에서 그게 안 맞아가지고 계속 삐거덕거리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친박계가 나서야 한다는 의미를 에둘러 포현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최 의원은 물론 유 의원 홍 의원 등이 다음 날 서울 모처에서 모임을 열고 자신들의 향후 진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논란이 일자 최 의원이 ‘박 대통령의 진의가 왜곡됐다’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박 대통령이 오찬 간담회에서 친박계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 의원이 역풍을 고려해 청와대와의 교감 하에 ‘대통령의 진의는 그게 아니었다’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대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유 의원은 최 의원의 발언 이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후보라 말한 적 없다”며 “탈계파 선언할 것이며, 출마 부분은 금명간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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