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원내사령탑 경쟁 시작…유기준·김재경 출마

유기준 ‘탈계파’ 선언…“계파 정치 없애겠다”

김재경 합의추대 주장…“독이 든 잔 마실 것”

유기준,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제20대 국회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재경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을 향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유기준 의원은 당 내 의원 중 처음으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 꼽히는 ‘비박계’ 김재경 의원도 사실상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합의추대를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책위의장 런닝메이트 후보 이명수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당원 모두 한 마음 한뜻으로 각오를 다지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그 자리에 유기준과 이명수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새누리호(號)는 선장도 없는 상태에서 방파돼 구조만 기다리고 있는 신세”라며 “우리가 민생 안정의 의무를 다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이 화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의 화합을 위해서는 당원 누구와도 손을 잡고 함께 가야한다”며 “저부터 탈계파를 선언하고 앞으로는 친박-비박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겠다. 그 첫 번째 손은 이 의원과 잡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의 변화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하루 빨리 구성해야 한다. 비대위 이외의 한시적 성격 기구가 아닌 상시기구로 쇄신특위를 설치해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한다”며 “인재영입 등 인적 쇄신 통해 계파 정치를 완전히 없애겠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유 의원은 “계파정치는 더 이상 없다. 바로 오늘부터 당장 저부터 친박 후보라는 지칭은 사양하겠다. 친박-비박이라는 용어는 완전히 없어져야 하며, 고어사전에 등재돼야 한다”며 “노련한 야당 원내대표를 상대할 사람이 누구인지 인물을 보고 판단해달라. 계파 떠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누가 이 시기에 원내대표가 돼야 하는지 숙고하고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의원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를 경선이 아닌 합의 추대를 통한 선출을 주장하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독이 든 잔’을 마시겠다”고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의원은 “지금처럼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면 해소되지 못한 의원들 간의 분란은 고비 때마다 원내대표의 발목을 잡을 것이 뻔하다”며 “원내대표가 대야협상과 원내수습이라는 두 가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제2당이 된 여당 대표는 물리적으로 어느 하나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후보군이 대중성과 인기, 계파의 지원 등을 염두에 두고 지역 안배와 경제 전문성 보완으로 표 계산만 하면서 의원을 만나고 전화하기에 급급하다”며 “5선 이상의 중진들에게 충언한다. 직접 원내대표 역할을 자임하든지, ‘환상의 원내대표 조합’을 만들어 경선 없이 원내대표 선거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유기준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와 관련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유 의원이 그 책임이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그의 몫”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