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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 원내대표 놓고 진통…시작은 기싸움부터?


입력 2016.04.29 13:48 수정 2016.04.29 13:52        문대현 기자

쟁점법안, 원구성, 당내 화합 등 할 일 '산더미'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와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법안 논의를 위한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 3당(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각각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들은 19대 국회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비롯해 20대 국회 첫 운영에 있어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교섭단체 중 원내대표를 가장 먼저 결정한 곳은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27일 경기도 양평의 한 리조트에서 진행한 당선자 워크숍에서 박지원 의원을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합의추대했다. 그와 함께 손발을 맞출 정책위의장에는 김성식 당선자로 선정됐다.

국민의당은 이번에 38석을 얻어 제3당으로 우뚝 섰고 '캐스팅보트'로서 역할이 커지면서 원내대표가 누가 될 지 관심이 많았다. 일부 의원들은 경선을 주장하면서 다소 진통이 예상됐으나 합의추대하면서 불협화음을 최소화했다. 박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그동안 여러 제의가 있었지만 내가 하는 것 보다는 후배들이 열심히 하도록 하는 것이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의원들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고 내가 수락하는 것이 우리가 성공하는 길이라 생각해 수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후 전북 군산에서 재선한 김관영 의원을 원내수석부대표로 내정하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국민의당의 이런 움직임은 단순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떠나 3당 체제를 자신들이 이끌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다음으로 새 원내대표가 나올 당은 새누리당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내달 3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이를 둘러싼 새누리당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선일이 다가오면서 누구를 원내대표로 세워야 할 지를 놓고 당내 계파 간, 특히 친박계가 분란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친박의 유기준 의원이 이명수 의원을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로 삼아 출마선언했다. 앞서 유 의원은 본인이 친박 단일 후보라고 주장했으나 최 의원은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유 의원이 경선에 못나서도록 내가 설득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져 친박 분열이 예고된 상태다. 또한 한선교 의원도 "10년 넘게 박근혜를 팔아 호가호위하던 자들이 이제는 박근혜를 팔아넘겨 한자리 하려 한다"며 유 의원을 겨냥했다.

비박계에선 김재경 의원이 맨 먼저 나섰다. 김 의원은 같은 날 유 의원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를 경선이 아닌 합의 추대를 통한 선출을 주장하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독이 든 잔'을 마시겠다"고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뿐만 아니라 나경원 의원도 출마가 유력하고 MB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던 정진석 당선자도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더민주의 경우 다음달 4일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 당초 10여명의 후보가 난립했던 구도였지만 후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진영별로 교통 정리가 이뤄지며 치열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중진 의원들 사이 강창일·이상민(4선), 노웅래·민병두·우상호·우원식·홍영표(3선) 의원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주류 측에선 우상호·우원식·홍영표 의원이 단일화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주류 측에선 강창일·노웅래·민병두 의원이 지난 24일 만나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은 4일 투표에 앞서 합동토론회와 정견발표회를 열기로 했다.

신임 3당 원내대표, 산적한 과제는?

3당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이들은 4월 임시국회를 통해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새누리당 조원진·더불어민주당 이춘석·국민의당 유성엽)들은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다음달 4일에 이견이 있는 법안을 재협상하고 19일에 본회의를 여는 것에 합의했다.

신임 원내대표들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는 적지 않다. 여야는 법사위에 계류 중인 무쟁점 법안을 처리하고 각 당이 제출하는 우선처리 법안에 대해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각론에서 입장차가 크다. 외견상으로는 3당이 갈등 구조를 벗어나 협치의 모습을 보이는 것 같지만 쉽지 않은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정부와 기조를 맞춰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사이버테러방지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6가지 법안 우선 처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더민주는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사회적경제기본법, 전월세상한제 관련 주택임대차보호법, 청년고용촉진특별법 등 4개 법안 처리를 원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 독점규제.공정거래법 개정안,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의료사고피해구제·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을 제안한 상태다. 3당이 주장하는 것이 제각각이라 이를 두고 각 원내 사령탑들의 첫 기싸움이 5월 중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도 ·야·정 협의체 구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위기지만 실업대책과 관련해선 3당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 지가 관건이다. 각 당이 서로의 입장 차를 두고 끝까지 물러서지 않을 경우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썼던 19대 국회를 재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실무적인 원구성 협상을 놓고도 3당 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국회의장을 1당인 더민주가 가져가느냐, 여당인 새누리당이 가져가느냐를 비롯해 각 상임위 별 위원장을 어느 당에게 맡기느냐 등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이 커 진통이 예상된다. 이러한 안을 놓고 각 당은 첫 상견례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기선 제압을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각 당 모두 계파 간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라 당내 화합을 위한 움직임도 원내대표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국회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번에 뽑히는 신임 원내대표들은 20대 국회의 처음과 함께 시작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야당은 개원 후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강하게 나올 것"이라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당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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