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올라' 한화, 잃었던 날개 찾았나
4월 마지막 주 4승1패...개막 이후 가장 좋은 페이스
로저스 돌아오는 5월 기대 고조...약점 여전해 찝찝
KBO리그 한화 이글스는 지난 주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KIA와 삼성을 상대로 2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 주간 성적 4승1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최고의 페이스다. 7승17패로 여전히 꼴찌지만 9위 KIA와의 승차를 2.5게임으로 좁히며 탈꼴찌에 대한 희망을 한층 높였다.
한화는 지난 4월 24일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스윕패로 내줄 때까지만 해도 팀 분위기와 여론 모두 최악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팀 운영을 둘러싼 각종 구설과 혹사 논란까지 겹치며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급기야 지난주 초에는 경기장에서 일부 팬들이 김성근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펼치다가 구단 측으로 제지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화를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목이다.
논란 속에서도 일단 김성근 감독은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김성근 감독은 “한화를 둘러싼 비판들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발투수들의 퀵후크와 불펜투수들의 연투, 많은 선수들을 동원하는 총력전 등 김성근 스타일은 지난주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주장 정근우의 활약이 전환점이 됐다.
시즌 초반 타격부진과 실책 등이 겹쳐 슬럼프를 겪던 정근우는 지난주 확실하게 살아났다. 지난달 28일 KIA전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3-2 역전승을 안긴 데 이어 지난달 29일 삼성전에서는 홈런 2개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대역전극을 주도했다.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일 삼성전에서 1회부터 상대 선발 웹스터를 두들겨 시즌 2호 좌중월 투런홈런을 뽑아내는 등 2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렸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도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기대를 높였다.
수비형 포수인 허도환이 삼성전에서 2루타 2개로 8회 역전 결승타 포함 3타점을 올리는 인생 경기를 펼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적재적소의 활약에서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대활약은 한화가 삼성전에서 두 번이나 8회 역전승을 일궈내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한화의 강점이었던 불펜야구도 지난주만큼은 모처럼 매끄럽게 돌아갔다. 권혁과 윤규진은 지난주도 3연투를 이어가는 투혼을 발휘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전천후 송창식과 마무리 정우람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조기 투입한 승부수가 8회 역전극으로 이어지며 대성공을 거뒀다.
악몽 같던 4월의 부진을 벗어난 한화는 5월의 희망을 꿈꾸고 있다. 안영명에 이어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의 복귀 시점도 가까워오고 있다. 개막 이후 한 번도 베스트 전력을 가동한 적이 없다고 한탄했던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자신이 구상하는 야구를 펼쳐 보일 수 있는 환경이 완전히 조성되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 주의 깜짝 선전이 꾸준하게 이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변수가 많다. 선발진은 여전히 꾸준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가 부족하고 불펜진의 과부하도 현재진행형이다. 아직도 남아있는 시즌이 길다는 것은 한화에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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