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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된 ‘필리핀 트럼프’ 두테르테 "모든 범죄자 처형"


입력 2016.05.10 09:54 수정 2016.05.10 09:58        스팟뉴스팀

욕설과 막말 불구 가난·범죄·부패에 지친 민심 읽을 수 있는 투표

필리핀 대통령에‘필리핀 판 트럼프’ 로드리고 두테르테 시장이 사실상 당선됐다. 부통령은 독재자 페르디난도 마르코스의 아들과 레니 로브레도 하원의원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필리핀 판 트럼프’라고 불릴 만큼 막말 파문이 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71)의 당선이 확정됐다.

ABS-CBN 필리핀 현지 언론은 10일 오전 4시(현지시각) 74%의 개표가 이루어진 가운데 야당 PDP라반의 후보 두테르테 시장이 1483만 표를 얻어 현재 집권당인 자유당(LP) 후보로 889만 표를 얻은 마루엘 로하스 전 내무장관(58)을 600만 표 차이로 따돌렸다고 밝혔다.

무소속 출마한 그레이스 포 여성 상원의원(47)은 지금까지 833만 표를 얻었으며, 제조마르 비나이 부통령(73)은 495만 표를 얻었다. 현재까지 기록된 것은 모두 비공식 집계다.

선거감시단체인 ‘책임 있는 투표를 위한 교구 사목회의(PPCRV)’는 70% 이상의 개표가 진행된 시점에서 두테르테 시장(38.6%)이 로하스 전 장관(23.1%)보다 15%포인트 높은 득표율을 보인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시장의 승리로 가닥이 잡히자 그는 AFP 통신을 통해 “국민의 통치 위임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깨어있을 때는 물론 잠자는 시간까지도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앞서 두테르테 시장은 대통령 취임 6개월 내 “모든 범죄자를 처형하겠다”며 범죄 근절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워 유권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에는 마약상과 같은 강력범 즉결 처형 등 초법적인 범죄 소탕으로 다바오시를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어 ‘징벌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다만 욕설과 여성 비하 발언까지 서슴지 않아 현 정부와 인권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부통령 선거는 오전 4시 기준으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58)과 여당 후보인 레니 로브레도 하원의원(52)이 각각 1293만 표, 1294만 표를 얻으며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가난과 범죄, 부패 등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사법체계를 경시하는 두테르테 시장과 마르코스 전 대통령 계엄 시절 인권유린 문제를 외면한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이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당선되면 ‘독재의 부활’이라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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