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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전면 나선 김무성-최경환의 노림수는


입력 2016.05.25 13:26 수정 2016.05.25 13:28        문대현 기자

정치 활동 기지개 펴는 두 사람, 향후 존재감 과시할 듯

정진석 원내대표 취임 후 혁신위와 비대위 구성을 두고 터진 새누리당 계파 갈등에 당의 내홍이 점점 깊어가던 24일 정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이 '깜짝' 조찬 회동을 갖고 당 정상화에 합의했다. 4.13 총선 참패 이후 중앙 정치에서 떠나 있던 두 사람이 나선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왼쪽부터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 ⓒ데일리안

정진석 원내대표 취임 후 혁신위와 비대위 구성을 두고 터진 새누리당 계파 갈등에 당의 내홍이 점점 깊어가던 24일 정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이 '깜짝' 조찬 회동을 갖고 당 정상화에 합의했다. 4.13 총선 참패 이후 중앙 정치에서 떠나 있던 두 사람이 나선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3자(김무성-최경환-정진석) 회동'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23일 두 사람에게 제안을 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4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현행 '집단지도체제'에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바꾸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이끌 임시 지도부로 혁신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에 합의했다. 위원장은 외부에서 영입하되 친박계와 비박계가 모두 동의하는 인사를 정 원내대표에게 제안하기로 했다.

김 전 대표는 총선 다음날인 14일 즉각 대표직을 사퇴하고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갔다. 이후 부산 영도에 좌초한 선박에서 흘러나온 기름 방제작업을 진행하며 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 본회의 이후 소속 의원 30여명과 국회 앞에서 막걸리 회동을 가지기 전까진 당선인 총회 등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총선 참패 이후 상황을 모두 본인의 탓으로 규정했고 당이 최근 극심한 계파 갈등을 겪을 때에도 중앙 정치와는 완전히 거리를 뒀다. '할 말이 없다', '내가 죽일 놈'이라며 자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휴지기를 가지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 의원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친박 핵심'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그는 총선 참패 이후 40일이 다 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3일 원내대표 경선 때는 참석했지만 현안과 관련한 발언은 일절 없었다. 지난 17일 친박계의 불참으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줄줄이 파행될 때에는 배후에 최 의원이 있을 거라는 추측이 파다했지만 나서지 않았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표적 인물로 불리는 이들이 계파 갈등 해소에 나서지 않자 당 내에선 "무책임하다", "왜 뽑아줬나 싶다", "이래서 정권재창출이 가능할 지 걱정된다" 등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래도 이들은 잠잠했다.

예상치 못한 그들의 등판, 의미는?

이들이 나서지 않는 동안 해답 없는 당의 분란은 계속돼 갔고 20대 국회 개원일(30일)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간 원구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커져갔다. 각종 언론은 길어지는 정 원내대표의 잠행을 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던 중 '3인 회동'이 전격 성사됐고 계파 갈등의 종식이 예고된 상황이다.

줄기찬 등판 요구에도 응하지 않던 김 전 대표와 최 의원이 이 시기에 자진해서 마운드에 올랐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거물급 정치인인 두 사람이 나서 당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재기를 위해 숨 죽이고 있던 이들이 다시 정치 활동의 기지개를 켜는 것이라는 숨은 의도도 엿보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최 의원은 '정진석 살리기'에 나선 것이고 김 전 대표는 본인이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이번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친박계 입장에선 정 원내대표를 '제2의 유승민'으로 만드는 것에는 여론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 정진석 체제를 유지시키기로 하자는 계산을 한 것 같다"며 "김 전 대표는 비박계의 구심점이 뚜렷하게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그 핵심 인물로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킬 기회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사람이 그동안 몸을 많이 낮춰왔지만 앞으로 중진회의 등 각종 공개석상에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최 의원의 경우 향후 전당대회에 나서 당권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가 명백해 보이고 김 전 대표는 당의 자중지란이 계속되는 이 상황이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대권을 생각하는 김 전 대표의 경우 아직 나서는 명분이 부족하다. 좀 이른 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우택 의원은 김 전 대표와 최 의원의 등판에 "어이없는 행동"이라고 말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 후에 당 수뇌부는 어딘가 도망가 버리고 또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모든 분들이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숨어있었는데 이렇게 떳떳하지 못하게 숨어 있던 사람들과 문제를 협의했다"며 '3인 회동'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중진 회의 때 당연히 참석해야 될 김 전 대표하고 최 의원은 참석을 하지 않았다. 그 사람들을 별도로 만난 것은 꼭 계파의 수장을 만난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며 "내가 보기에는 이건 8~90년대 3김 시대에나 있을 행동을 하고 있어서 답답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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