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아내, 여섯살 아들 보는 앞에서…
만삭 아내, 여섯살 아들 보는 앞에서…
야근을 마치고 퇴근해 귀가하던 40대 공무원이 아파트 20층에서 투신자살한 공무원시험 준비생과 부딪혀 숨졌다. 당시 퇴근하는 공무원은 마중나온 만삭의 아내와 여섯살 아들이 보는 앞에서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1일 광주 북부경찰서와 곡성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9시48분께 광주광역시 북구 오치동의 한 아파트 20층 복도에서 투신한 26살 공무원시험 준비생 A씨가 이 아파트 입구를 지나던 공무원 양씨(40)를 덮쳤다. A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양씨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았지만 이날 새벽 사망했다.
특히 숨진 양씨는 곡성군청 기획실 소속 7급 공무원으로 현재 인기 상영중인 영화 '곡성'을 활용한 곡성군 홍보방안을 마련하는 등 유능하고 일 잘하는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도정 홍보 유공'으로 전남지사 표창을 받았고 2014년 6월에는 '군정 발전 유공' 군수 표창, 2011년 10월에는 '일 잘하는 공무원' 역시 군수 표창을 받았다.
한편 투신자살한 A씨의 가방에서는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공무원 시험 준비가 괴롭다. 사회적 열등감을 느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숨져 공소권이 없지만 (양씨가) 범죄 피해자라는 것이 명백해질 경우 보험이나 순직처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