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집 점철' 둥가호, 브라질 축구 아니다
에콰도르전 0-0 무, 네이마르 이탈로 전력 약화
훌륭한 선수들 모두 외면하고 자기 고집만 부려
차포 뗀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우리가 알던 브라질이 아니었다.
이빨 빠진 ‘삼바군단’ 브라질은 지난 5일(한국시각) 미국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졸전 끝에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에콰도르전에서 보여준 브라질의 축구는 평범한 남미의 중위권팀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같은 조 페루가 최약체 아이티를 꺾고 승점3을 확보하며 조 선두에 올라 브라질의 8강행은 장담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예고된 졸전이다. 브라질 대표팀은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스타급들을 대거 제외됐다. 간판 공격수 네이마르가 리우올림픽 대표팀 합류로 이번 코파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브라질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네이마르가 빠졌다는 것만으로도 “브라질은 우승 후보에서 멀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티아구 실바, 다비드 루이스, 마르셀루, 호베르투 피르미누, 루카스 모우라 등 스타플레이어들도 줄줄이 탈락했다. 네이마르는 어쩔 수 없었다 해도 이들은 모두 차출 가능했다. 유럽 빅클럽에서 최근에도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인데 둥가 감독 입맛에 맞지 않아 제외됐을 뿐이다.
그나마 대안으로 꼽히던 더글라스 코스타와 카카 같은 선수들마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브라질은 사실상 1.5군도 안 되는 2~3군급 라인업으로 코파에 뛰어들었다. 불과 1년 전, 둥가 감독 체제로 치른 2015 코파 대회 전력과는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다. 당시 브라질은 8강에서 탈락했다. 8강 탈락한 전력보다 훨씬 떨어지는 수준이라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브라질대표팀을 역대 최약체로 평가한다. 윌리안이나 카세미루, 필리페 쿠티뉴 등 지금의 브라질대표팀에도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다수의 정상급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네이마르나 호나우두, 호나우지뉴처럼 스스로 주연이 될 만한 슈퍼스타라기보다는, 조연에 더 가까운 선수들이다.
둥가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이후 사임한 스콜라리 감독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브라질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부진한 성적과 지루한 축구, 독선적인 선수 선발 등이 겹쳐 자국에서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코파에서도 부진하다면 둥가 감독의 운명은 풍전등화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상황에서 네이마르가 빠졌다고는 하지만 이번 코파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거둔다면 둥가 감독의 운명은 풍전등화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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