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은 복귀 후 윤규진 등 선발 투수들에 대한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의 야구가 달라졌다. 이전까지 독하게 마음을 품고도 패배를 거듭했다면, 최근 연승 기간에는 조금 더 여유로운 야구를 펼치는 모습이다.
한화는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서 5-3 승리했다. 시즌 두 번째 5연승이며, 9위 kt와의 승차를 1경기 차로 좁히며 탈꼴찌를 바라보게 됐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9승 1패. 5연승이 두 차례 있었기 때문에 11경기로 늘리면 승률은 0.909(10승 1패)까지 치솟는다. 과정 또한 흥미롭다. 역전승이 무려 7차례나 됐고, 심장 떨리는 1점 차 승리도 네 차례나 챙겼다.
무엇보다 방망이가 뜨겁다. 한화는 같은 기간 경기당 6.6득점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 54경기서 평균 4.9점을 뽑아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득점 생산력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공격력이 살아난 배경에는 4번 타자 김태균의 부활을 빼놓을 수 없다. 김태균은 상승곡선을 그린 지난 11경기서 타율 0.514(37타수 19안타) 17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멀티 히트 횟수는 7차례이며, 특히 지난 3일 삼성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타점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1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4번 타자가 불방망이를 휘두르다 보니 타선 전체가 휘파람을 불고 있다. 김태균과 중심 타선에서 무게를 잡아주고 있는 로사리오 역시 지난 11경기서 2개의 홈런 포함, 16타점으로 차려놓은 밥상을 잘 받아먹고 있다.
물론 야구에서는 방망이를 믿지 말아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길고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타격 사이클이 하강 곡선을 그릴 때도 있는 법이며, 무엇보다 선수들 컨디션이 제각각이라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한화 역시 지금의 타격 상승세가 언젠가는 정점을 찍고 내려올 확률이 크다.
그렇다면 믿을 구석은 역시나 투수진이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운용하는 한화 마운드는 극단적인 평가로 늘 논란을 제공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선발 투수의 퀵후크(3실점 이하 투수 6회 이전 강판)와 이로 인한 불펜의 과부하다.
올 시즌 한화의 퀵후크는 24회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현재 54경기를 치렀으니 44.4% 확률로 퀵후크가 이뤄지는 셈이다. 퀵후크가 가장 적은 팀이 KIA(6회)이고, 한화 다음으로 많은 팀이 kt(17회)라는 점을 감안할 때, 김성근 감독이 얼마나 선발 투수를 빨리 내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성근 감독 복귀 후 선발 투수 운용. ⓒ 데일리안 스포츠
사실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20일 복귀했을 당시 마운드 운용의 변화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그렇다면 김성근 감독 복귀 후 한화 투수 운용은 달라졌을까. 일단 한화는 김 감독이 돌아온 뒤 16경기서 11승 1무 4패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퀵후크는 총 6차례가 있었다. 비율로 따지면 37.5%로 시즌 전체(44.4%)보다 낮은 수치다.
물론 6번의 퀵후크 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6차례 중 윤규진이 3회로 가장 많았는데, 김성근 감독은 그가 마무리 투수 출신이기 때문에 2.2이닝 6실점(5월 27일 롯데전)으로 부진했던 경기를 제외하면 정확하게 5회까지만 마운드에 세웠다. 이는 상황에 따른 퀵후크가 아닌 예고된 기용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김성근식 퀵후크는 확 줄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선발 투수들의 소화 이닝에서도 드러난다. 한화는 4월 한 달간 전체 투수들이 207이닝을 던졌는데 이 중 선발의 소화 이닝은 81.2이닝으로 약 39.2%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 감독이 공석이 있었던 5월에는 218.1이닝 중 선발이 98이닝을 책임졌다. 44.9%의 비율이다. 그리고 6월 들어서는 48.3%(58이닝 중 28이닝)로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불펜 중심의 야구는 여전하다. 선발 투수가 잘 던질 경우 그대로 밀어 붙이는 횟수가 늘어 불펜 과부하가 줄어들 것으로 보였지만, 특정 투수들에 대한 편중 현상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무리 정우람은 팀이 휘파람을 불고 있는 지난 11경기 중 5차례 등판했는데 단 1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1이닝 이상, 20개 이상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혹사와 거리가 멀었던 단 1경기는 지난 1일 SK전으로 아웃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한 채 3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펼친 날이었다.
혹사 논란의 또 다른 중심축인 권혁과 송창식 역시 김성근 감독이 돌아온 뒤에도 여전히 중용되는 투수들이다. 이들의 연투는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그만큼 한 번 쓰일 때마다 많이 던지고 내려온다. 그리고 지난 11경기서 5차례 등판해 3승 2세이브를 쓸어 담으며 10.2이닝 159개의 공을 던진 심수창이 가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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