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적체·업무 과중 누적에 복지부 위기감 고조
내부선 “버틸 힘 없다”…처우 개선·정원 확대 지적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뉴시스
새 정부 들어 역할과 정책 부담이 커진 보건복지부에서 인력 이탈과 조직 불안을 둘러싼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승진은 막히고 정원은 늘지 않는 상황에 전출 기류까지 확산하고 있지만 이를 떠받칠 인력 대책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에선 지금을 복지부 설립 이래 가장 큰 위기 국면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특히 정은경 장관이 정원 확대와 조직 안정이라는 핵심 과제를 풀지 못한채 이탈 심리만 키우고 있다는 불만이 번지면서 책임론도 커지는 모습이다.
복지부 공무원 A씨는 “여러 부처에 동기들이 있지만 그중 승진을 못한 건 나뿐”이라며 “심지어 나보다 늦게 입직한 사람들보다도 승진이 늦다. 정원이 늘지 않고는 해답이 없다”고 말했다.
승진 적체가 누적된 상황에서 정원까지 묶여 있다 보니 조직 안에서 숨통이 트일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인사 적체를 풀 수단이 막힌 상태에서 남아 버틸 이유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B씨도 조직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그는 “복지부는 어떤 정책이든 엮으려면 다 엮이는 부처다. 업무 범위가 너무 넓고 일도 많다”며 “실제로 이번 대전 공장 화재에도 파견을 나가고 있는 만큼 이를 감당할 인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출을 둘러싼 분위기도 내부 불안을 키우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대통령 업무보고 전까지 다른 부처 이동을 강하게 막아왔지만 이후 다른 부처 이동이 허용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면서 한동안 숨통이 트인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인사과 안팎에서 전출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말이 나오면서 다시 문이 닫힐 수 있다는 불안이 번지고 있다.
C씨는 “원래는 복지부가 전출을 꽉 잡고 안 놔주고 있었는데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풀리는 분위기였다”면서도 “최근 인사과에 너무 많이 나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다보니 다시 막힐 수 있다는 생각에 빨리 (다른 부처)면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내부에서는 누가 면접을 보러 갔는지, 합격하면 언제 나가는지 같은 얘기가 공공연하게 돈다고 한다.
D씨는 “누구 어디에 면접 보러 간다고 한다더라, 누구는 몇월 몇일에 나간다더라 이런 말이 계속 돈다”며 “업무에 집중이 안 된다. 일이 되겠냐”고 했다. 나갈 사람으로 알려진 직원에게는 일을 맡기기도 애매해지고 과 분위기 자체가 무너진다는 설명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경인사무소 신설로 인한 인원 충원이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E씨는 “공정위에서 사람 뽑을 때 복지부에서 왜 이렇게 많이 왔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며 “현재 복지부 직원들이 다른 부처 면접을 많이 보고 있고 나가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부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조직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더 심각하게 본다.
정원과 실제 현장 인력 사이 괴리도 내부 불만의 핵심으로 꼽힌다. 현재 복지부는 다른 부처 대비 육아휴직과 병가 휴직 사용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F씨는 “정원 초과여서 인원도 못 받는데 사람은 자꾸 휴직으로 비니까 한 사람이 두 사람 일 해야 한다. 그러니 나가게 되는 것”이라며 “복귀를 앞둔 휴직자가 과가 맘에 들지 않으면 휴직을 연장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정원표상 숫자와 실제 일하는 인력 사이 간극이 커지면서 현장은 더 버거워졌다는 얘기다.
업무 과중은 파견 인력까지 흔들고 있다. G씨는 “사람이 없다 보니 파견 나온 사람한테도 떠넘길 정도로 일이 많아서 파견을 포기하고 돌아간 사례도 있다”며 “남은 인력이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가 외부 지원 인력에게까지 넘어갈 정도인데도 조직 차원의 대응은 체감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직렬 간 격차 불만과 함께 처우 개선 요구도 나온다. H씨는 “중요직무급도 보통 과에서 한명만 주는데 이걸 더 늘리던지 하는 등 최소한의 조치도 없다”며 “행정직은 그나마 이동할 부처라도 찾아보는데 보건직은 사실상 답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남아 있는 사람만 계속 버티는 구조”라고 하소연했다.
결국 문제의 출발점이 장관에게 있다는 시선이 강하다. 정원 확대 없이는 승진 적체도 풀 수 없고 업무 부담도 줄어들지 않는데, 정작 장관이 그 해법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출을 둘러싼 기류만 흔들린 채 조직을 붙잡을 대책은 보이지 않으면서 내부에서는 조직의 미래까지 거론되고 있다.
I씨는 “사람은 빠지고 조직은 흔들리는데 아무런 대책 없이 방치만 하고 있다”며 “장관이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조직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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