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의 귀환, 그때와는 다르다
대한농구협회,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허재 선임
과거 프로팀 감독 겸직과 달리 총력 기울일 수 있는 구조
허재 전 KCC 감독이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됐다.
대한농구협회는 14일 허재 감독의 선임 소식을 알렸다.
허재 감독은 자타공인 한국농구의 전설이다. 실업 기아자동차와 프로 부산 기아(현 울산 모비스)-원주 나래(현 동부) 등을 거치며 숱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허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허 감독은 2009년과 2011년 아시아선수권에서 국가 대표팀을 지휘한 경력이 있다. 당시는 프로팀 감독 신분으로 대표팀 사령탑을 잠시 겸임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3년 임기의 대표팀 전임 감독이다.
허 감독은 9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릴 2016년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 챌린지 대회와 이 대회를 거쳐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는 2017년 FIBA 아시아컵 대회에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2019년 FIBA 농구 월드컵 진출이다.
프로무대에서는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우승을 거머쥐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국가대표팀에서 보낸 시간들은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첫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2009년 텐진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레바논과 대만 등에 연패하며 7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설욕을 노렸던 2011년에도 중국에 패해 3위에 만족했다.
당시는 허재 감독이 짧은 기간에 팀을 맡아야했던 어려움이 있는데다 대표팀을 둘러싼 지원과 환경도 최악이라 허 감독에게만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엔 말 그대로 전임감독으로서 대표팀 운영에만 전념하며 장기적인 구상과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허재 감독의 역량이 진정한 시험무대에 오르게 됐다.
물론 전임감독제라고 해도 대표팀을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대표팀은 현재 세대교체의 과도기에 놓여있고, 전임 감독제 하의 대표팀 운영 시스템이나 지원 계획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립된 것이 없다.
김남기 전 감독에 이어 약 8년 만에 부활한 대표팀 전임감독으로서 허재 감독은 사실상 바닥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하나씩 만들어가야 하는 험난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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