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부실경영' 후폭풍...'국정감사' 요구 봇물
감사원 "산은, 관리·감독 소홀로 대우조선 방치"...'180억 횡령' 예고된 부실
"서별관회의가 몸통"...부실자금 지원, 분식회계 국정감사 통한 진상규명 요구
국책은행의 출자기업 방만경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최근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통해 산업은행 전현직 임직원들의 부실 관리·감독과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성과급 잔치 등 ‘총체적 난국’이 여실히 드러났다. 산은은 이에 따른 책임자 문책과 지적사항에 대한 시정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 꼬리자르기식 대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이에 따른 국정감사 요구가 커지고 있다.
감사원 "산은, 관리·감독 소홀로 대우조선 방치"
지난 15일 감사원이 발표한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은은 2013년 당시 조선과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분식회계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음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 분석을 배제하면서 경영 부실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2013년 당시 대우조선의 영업손실액은 165억원, 한 해 뒤인 2014년 손실액은 6392억원으로 급증했다. 산은에 의해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구조조정이 진행되던 이 기간에도 2년 연속 4000억원 대 흑자를 기록한 것처럼 허위 공시하며 1조5000억원 상당의 분식회계까지 벌였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현장에 파견된 산은 출신의 대우조선해양 CFO는 이같은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철저한 관리 감독의 임무를 띄고 현장에 보내졌지만 이사회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그치면서 무분별한 투자에 대한 통제 역시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한 해 대우조선해양이 낸 영업손실은 3조원 이상, 그럼에도 대우조선은 산은에 성과급을 요구했고, 전 산은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877억원 상당의 격려금을 아무런 제동도 없이 수용했다. 이밖에도 경영정상화가 완료된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매각방안이 마련되지 않음으로 인한 재부실로 또다시 산은의 건전성이 저하되는 상황이나, 명백한 기준없이 경영관리단 제도를 운영하면서 그에 따른 기업부담이 가중되는 등 경영 관리 전반에 대한 문제가 노출됐다.
산은의 이 같은 총체적 부실은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는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 되고 말았다. 대내적으로는 대우조선 경영진의 해양플랜트의 무리한 수주와 무분별한 자회사 남설 등이 기업 부실화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실상 지난 8년 동안 출자회사 전 직원에게 18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회사자금을 유용할 수 있는 빈 틈을 내 보인 면이 컸다. 해당 직원은 현재 검찰에 구속된 상태로, 경찰은 직원으로부터 압수한 물품을 바탕으로 임원진들의 추가 연루 정황을 찾고 있다.
"서별관회의가 몸통"...국정감사 통한 진상규명 요구
그러나 이번 감사에서 홍기택 전 회장의 '서별관회의' 폭로 등으로 관심을 모은 대규모 부실대출에 대한 의사결정권자 관련 조사와 1조원 대 분식회계에 대한 관련자 처벌 등 핵심 쟁점들이 빠지면서 이른바 '면죄부' 논란도 함께 일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16일 저녁 성명을 통해 "이미 수 년 간에 걸쳐 장기화된 대우조선해양의 핵심 부실사유가 과연 감사원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처럼 산업은행의 재무 상태 분석 미실시에 따른 것에 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산은 노조는 이어 "이 사건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분식회계를 잡지 못하고 매년 '적정'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올린 회계법인과 잘못된 자금지원 결정으로 극심한 부실을 야기한 의사결정권자들에 대한 책임규명"이라며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책임은 외면한 꼬리자르기의 전형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분식회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산은 출신 CFO와 결정권자들을 대상으로 고소고발에 나설 방침"이라며 홍기택 전 회장 소환을 포함한 청문회와 국정감사 등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참여연대 역시 이번 감사 결과가 국책은행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서별관회의'의 법적인 성격과 결정의 적절성 여부 등과 같은 주요사안은 물론, 국가 재산의 상실에 대한 명확한 책임 추궁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감사를 통해 금융위가 주도하고 산은이 발맞추는 기존 부실기업 구조조정 구조 전반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이 명백해졌다며 지금의 산은과 같이 경영·관리기업이 또 다시 구조조정에 나서는 식의 방향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감사 결과를 통해 문제의 일부만 드러났을 뿐"이라며 "국책은행의 관리감독의 부실 책임만을 묻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가 감사결과에서 드러나지 않는 문제와 국책은행 부실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국정조사 등을 통해 국민과 국가의 재산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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