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차 배터리, 중국 정부 인증 실패 왜 ?
"삼성SDI-LG화학 현지공장 설립 연한이 원인" 분석 등장
한국산 제품 견제라는 시각도 여전...하반기 주목
삼성SDI와 LG화학이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인증 획득에 실패하면서 향후 사업 차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증 실패의 원인이 중국 현지 공장의 설립 연한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향후 인증 획득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올 초 삼원계 배터리 보조금 중단에 이은 중국 정부의 자국산업 보호와 연관짓는 시각도 여전해 올 하반기 인증 획득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발표한 '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업체' 명단에 삼성SDI와 LG화학이 중국 현지에 건설한 공장의 설립연한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본과 기술력 등이 못 미치는 업체들이 뛰어들어 난립양상을 보이면서 저질·짝퉁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생산·개발·품질·설비 면에서 일정한 기준을 못 갖춘 업체들을 걸러내겠다는 목표로 '모범규준'을 정해 심사를 진행해 왔다. 인증을 획득한 업체들의 제품이 탑재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공식화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이번 인증이 배터리 제품에 대한 기술적 평가가 아니라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의 건전성 평가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면서 공장의 설립연한도 문제를 삼았다는 것이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해 10월 각각 시안과 난징에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양사는 현재 정확한 인증 탈락 이유를 확인 중으로 이미 중국 시장에서 배터리 제품의 품질은 검증이 된 만큼 공장연한과 같은 단순한 문제가 원인이 됐기를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다.
단순한 연한 문제일 경우, 다음 인증 심사때는 무난히 인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5차 인증 심사가 오는 9월 전후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장 설립 1주년이 되기 때문에 인증 획득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공장 설립 연한이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인증 기준에 없던 항목이었다는 점에서 실제 인증 탈락에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 '1년 이상'이라는 조건이 인증 획득의 필수 조건이 되는지도 확인이 되지 않고 있어 중국 정부의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견제구가 아니냐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올 초 중국 정부가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삼원계(NCM) 배터리의 전기버스 보조금 폐지 등 자국 배터리 산업을 보호하려는 노골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증이 점점 혼탁해지고 있는 시장을 보다 건전하게 만든다는 목적으로 시작됐는데 삼원계 배터리 때도 표면적으로는 배터리의 안전성을 문제 삼았었다"면서 "물론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목표가 없지는 않겠지만 내부적으로는 한국 업체들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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