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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 성적??’ LG 양상문호에 필요한 ‘순리’


입력 2016.06.25 19:48 수정 2016.06.26 10:08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LG 양상문 감독 ⓒ LG 트윈스

히메네스 제외하면 영 신통치 않은 공격
승부수로 띄운 앞당긴 선발 로테이션도 실패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가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의 원맨쇼 활약 덕분에 힘겹게 1승을 추가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LG는 지난 10일 한화와의 3연전을 기점으로 4연속 루징 시리즈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3승 7패에 불과하다.

이를 의식한 듯 양상문 감독은 지난 23일까지 4경기서 선발 로테이션을 4일 휴식 후 등판으로 돌렸다. 승부수였다. 5선발 이준형의 이탈과 장마철 우천 취소를 감안한 기용이었다. 하지만 단 한 경기도 우천 취소 없이 4경기가 진행됐고, 설상가상 LG는 1승 3패 성적표를 떠안고 말았다. 로테이션이 앞당겨진 4명의 투수 중 선발승은 물론이고 퀄리티 스타트조차 없었다.

넥센과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는 장진용이 올 시즌 첫 1군 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장진용은 4이닝동안 76개의 공을 던지며 피홈런 2개 포함, 5피안타 4사사구 6실점한 뒤 물러났다. 히메네스의 활약이 없었다면 패전은 장진용의 몫이었다.

최근 4경기 선발 투수들의 성적(류제국은 경기 도중 퇴장 조치) (출처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아직 정규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양상문 감독의 조급증은 선발 로테이션 운용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특히 그렇다. 최근 오지환의 계속된 부진은 전지훈련 연습 경기에서의 무릎 부상 여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선수 보호 차원에서라도 오지환의 1군 말소를 앞당기는 편이 나았다.

양상문 감독이 천명한 올 시즌 LG의 화두는 ‘리빌딩’이다. 지난 23일까지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408, OPS 1.006의 맹타를 휘두르는 ‘적토마’ 이병규를 1군에 올리지 않는 이유도 장기적으로 우승팀을 만들겠다는 리빌딩이 명분이었다.

현재 LG의 팀 타율은 0.284로 리그 5위이지만 득점권 타율은 0.271로 9위까지 내려간다. 승부처에서 적시타를 쳐줄 클러치 히터는 히메네스 1명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흐름을 뒤바꿀 대타 요원도 눈에 띄지 않는다. 2군서 4할 타율을 기록 중인 베테랑을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 감독은 요지부동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전체적으로 앞당기는 조급증에서 드러나듯 양상문 감독이 천명한 리빌딩의 진정성에도 의문이 가는 상황이다. 당장의 1승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리빌딩을 명분으로 이병규를 외면하는 상황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LG 이병규 ⓒ LG 트윈스

현재 이병규는 사실상 이상훈과 유지현의 전철을 밟고 있다. 리빌딩을 앞세워 그동안 팀에 공헌한 선수들을 인위적 청산 대상으로 규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훈과 유지현이 떠난 뒤 LG의 리빌딩이 성공했는지 여부는 그 이후 기록과 팬들이 인지하고 있다. 이상훈과 유지현의 과거는 이병규를 통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또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미래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젊은 타자에게 기회를 줘야한다는 미명은 최근 서상우 기용 방식에서 드러나듯 설득력이 없다. 6월 들어 서상우는 선발 출전한 경기가 한 경기도 없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182로 좋지 않다. 1루수임에도 불구하고 수비력 부족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명 타자에서도 박용택과 정주현에 밀리고 있다. 그럼에도 서상우는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LG 서상우 ⓒ LG 트윈스

리빌딩이라는 관점에서 1루수 서상우를 육성하려 한다면 1군 벤치가 아니라 2군 실전에서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퓨처스에서 1루수로 지속 출전하며 수비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데 1군에서 대타로만 띄엄띄엄 출전하는 현재의 기용 방식이라면 수비 발전은커녕 장점인 타격 재능까지 퇴보할 판국이다.

현재 LG에 필요한 것은 리빌딩도, 성적도 아닌 ‘순리’다. 선발 로테이션은 물론 이병규와 서상우 기용도 순리에 맞춰 충분히 풀어갈 수 있는 문제다.

현재 LG의 팀 순위는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다. 개막에 앞서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하위권으로 지목받은 것을 감안하면 선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30승 1무 34패로 승패 마진은 -4에 달한다. 0.469의 낮은 승률을 선전으로 말하기는 다소 곤란하다.

게다가 ‘LG 야구가 재미없어졌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시즌 전 천명한 빠른 야구는 실종된 지 오래고 히메네스의 활약을 제외하면 장타력도 향상되지 않았다. 연속 안타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 컬러는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인 9위에 그친 지난해와 다를 바 없다. 타격뿐만 아니라 마운드도 신통치 않다. 한 마디로 색깔 없는 야구, 무색무취의 팀이 되고 말았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 베어스에 비해 LG는 관중 동원력도 떨어지고 있으며 올스타 투표에서도 LG 선수는 단 한 명도 1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LG가 올 시즌을 앞두고 사용하기 시작한 캐치프레이즈 ‘서울 LG 트윈스’라는 단어가 무색하기만 하다. LG는 현재 서울 연고 구단 3팀 중 가장 성적이 좋지 않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LG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리빌딩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를 되물어야 할 시점이다.

글: 이용선 / 기록 및 정리: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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