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억 몸값’ 아이슬란드…유로 24강 존재 이유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7.04 06:47  수정 2016.07.04 08:11
아이슬란드의 경기 후 세리머니는 이번 대회 최고의 장관으로 꼽힌다. ⓒ 게티이미지

추정 몸값 24개국 중 22위 불과해
포르투갈, 잉글랜드 등 강호들과 대등


인구 33만 명에 불과한 축구 변방 아이슬란드의 기적이 유로 8강에서 멈췄다. 하지만 축구팬들의 환호와 감동이 계속되고 있다.

아이슬란드 축구대표팀은 4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UEFA 유로 2016’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2-5 대패하며 탈락했다.

반면, 개최국 프랑스는 유로 2000 우승 이후 16년 만에 4강 무대를 밟으며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독일과 맞붙게 됐다. 프랑스는 유로 1984와 유로 2000 우승에 이어 16년 우승 주기설을 입증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아이슬란드가 8강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이는 극히 드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FIFA 랭킹 34위의 아이슬란드는 알바니아(40위), 스웨덴(35위)에 이어 본선 진출 24개국 중 세 번째 낮은 랭킹을 기록, 이번 대회 최약체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비단 피파랭킹이 아니더라도 메이저 대회에 첫 출전한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조별리그 편성의 운도 따르지 않았다. F조에 편성된 아이슬란드는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비롯해 헝가리, 오스트리아와 한데 묶여 최하위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파다했다. 그러나 결과는 1승 2무로 당당히 조 2위였다.

16강에서도 파란이 이어졌다. 상대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였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철통같은 수비를 앞세워 2-1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한다. 조별리그 1차전 포르투갈과의 1-1 무승부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대목이었다.

사실 아이슬란드는 강호로 올라서기 위한 준비된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슬란드 축구가 월드컵과 유로 대회 등 메이저 대회 본선에 진출한 횟수는 제로. 하지만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유럽 예선서 독일의 탈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데 이어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노르웨이, 알바니아, 슬로베니아, 키프로스를 꺾고 스위스에 이어 조 2위를 차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크로아티아와의 플레이오프서 아쉽게 밀렸지만, 기적은 2년 뒤 다시 찾아왔다. 아이슬란드는 이번 유로 2016 지역 예선서 네덜란드, 체코, 터키, 라트비아, 카자흐스탄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에 올라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특히 축구팬 입장에서는 네덜란드를 탈락시켰기에 충격이 배가됐다.

아이슬란드와 맞상대 팀들의 예상 몸값. ⓒ 데일리안 스포츠

몸값을 놓고 봐도 아이슬란드의 8강 진출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깝다.

트랜스퍼마켓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스쿼드 23인의 예상 몸값은 4475만 유로(약 573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이번 대회 본선 진출 24개국 중 22위에 해당한다. 아이슬란드보다 예상 몸값이 낮은 팀은 북아일랜드(3810만 유로)와 헝가리(2530만 유로)뿐이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몸값이 가장 높은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억 1000만 유로)인데 아이슬란드 선수단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4500만 유로로 평가된 세스크 파브레가스, 마누엘 노이어, 라힘 스털링 1명의 몸값과 비슷하다.

그러나 아이슬란드는 ‘축구는 돈’이라는 현대 축구의 명제를 보란 듯이 깨뜨렸다. 먼저 조별리그 첫 상대였던 3억 5350만 유로(약 4524억 원) 몸값의 포르투갈과 대등한 경기력으로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심지어 16강에서 격파한 잉글랜드(4억 7700만 유로)는 10배 이상의 몸값이 차이나는 팀이었다.

경기 후 선수들과 팬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펼친 세리머니도 장관이었다.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프랑스와의 8강전이 끝난 뒤 대패했음에도 자연스럽게 관중석 앞 피치에 모여 팔을 벌리는 세리머니로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이번 유로 2016은 사상 처음으로 24개국으로 확대, 대회 질이 떨어질 것이란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를 비롯한 축구 변방국들이 세계적 강호들과 숱한 명승부를 펼치며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알렸다. 축구팬 입장에서도 약자가 강자를 물리치는 스토리에 더 감동받을 수밖에 없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