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금지' 제외된 신동주, 일본 출국 배경은?
일본 롯데물산 임원 한국사업 잘 알아...출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검찰이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전 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돌연 일본으로 출국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검찰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출국금지 한 가운데 롯데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출국금지에서 제외된 인물이 신 전 부회장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한국 국적인 신 전 부회장 역시 출국금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우려해 일본으로 출국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19일 예정된 신 총괄회장의 선친 신진수씨의 제사에도 신 전 부회장이 참석할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14일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2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인 민유성 고문과 조문현 변호사도 시차를 두고 13일 오전 일본으로 함께 떠났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으로 떠난 배경은 일본에서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롯데그룹의 비리 의혹과 관련, 경영체질이나 투명성을 향상시킬 필요성을 제기하고 신 회장의 퇴진을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자신은 한국 검찰이 수사 중인 비자금 의혹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최근 일본 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롯데에서는 형제끼리 한국과 일본 측 경영을 분담해왔다"면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저는 한국의 경영에 관해서는 거의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며 당연히 비자금의 여부에 대해서 알 길이 없다"며 비자금 의혹 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물산에서 오랜 기간 이사직을 맡아왔다. 대표이사는 신 총괄회장이었다.
최근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일본 롯데물산과 석유 화학 원료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200억원의 부당 수수료를 챙겼다는 혐의를 조사하던 중 일본 롯데물산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롯데케미칼은 "일본 롯데물산 주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시 일본 롯데물산의 임원은 신 전 부회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본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의 거래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롯데케미칼의 전신 호남석유화학이 2013년까지 일본 미쓰이 물산에서 원료인 에틸렌과 나프타를 수입하고 있었다"면서 "당시 미쓰이 물산은 일본 측의 '컨트리 리스크'를 꺼리고 직접 매매를 하고 싶지 않아 했으며 거기에서 무역 회사인 롯데물산이 중간에 끼어들어 호남 석유에 파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롯데케미칼로부터 일본 롯데물산에 자금 흐름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신 전 부회장은 당시 롯데케미칼과 일본 롯데물산의 거래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신 전 부회장 역시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출국금지 대상에도 포함돼야한다는 것이 재계 입장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한국 경영에는 참여를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신 총괄회장이 총괄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사업을 하는데 분명 관여를 했을 것"이라며 "신 전 부회장의 국적 역시 한국이며 한국에서 배당도 받고 월급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출국금지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9일 예정된 신 총괄회장의 부친인 신진수씨의 제사에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의 참석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부친인 신 총괄회장이 병원에 있는 관계로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 전 부회장이 제사 이전에 입국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만약 신 전 부회장의 이번 출국 배경이 출국금지를 우려해 나간 것이라면 19일 제사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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