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최고 구속은 140km 중반에 불과하지만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위력과 안정적인 제구로 LG 불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지용은 영동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0년 9라운드 65순위로 프로에 데뷔, 지난해까지 총 29경기에 등판했다. 올 시즌에는 17경기 1승 1패 1홀드 3.4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26.1이닝 22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사이 볼넷은 4개에 그칠 정도로 투구 내용도 훌륭하다.
우려되는 점은 7월 들어 등판이 지나치게 잦았다는 점이다.
김지용은 지난 3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등판했다. 물론 경기 사이에 휴식일과 우천 취소가 포함되었지만 사실상 풀타임 1년차인 투수에게 결코 쉬운 일정은 아니다. 이후 9일 사직 롯데전까지 김지용은 하루 등판과 하루 휴식을 반복했다.
지난 9일 피칭이 놀라웠다. LG와 롯데가 난타전으로 일관해 12-12 동점이던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한 김지용은 김민하를 아웃코스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강민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수훈을 세웠다.
김지용은 10회말에도 2사 1,2루 끝내기 위기를 맞이했지만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하지만 그가 버티는 동안 동료들의 득점 지원은 없었다. 10회말까지 26구를 던지고 11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4개의 피안타로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이날 경기에서 김지용이 던진 투구 수는 무려 50개였다. 투구수가 많아 적절한 시점에서 교체되어야 했지만 양상문 감독은 끝내기 패배로 귀결될 때까지 그를 마운드에 뒀다. 김지용의 등판은 전반기 마지막 한화 이글스와의 잠실 3연전에도 이어졌다. 13일과 14일 경기에 연투하며 도합 3.1이닝을 던졌다.
LG 김지용 7월 등판 일지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7월 들어 LG가 치른 10경기 중 김지용은 6경기에 등판했다. 그가 3일부터 14일까지 11일간 소화한 이닝은 11이닝이다. 매일 1이닝씩 던진 셈이다. 구원으로만 등판한 10개 구단 투수 중 7월 소화 이닝이 가장 많은 투수가 바로 김지용이다.
이 기간 김지용이 던진 공의 개수는 168개에 이른다. 휴식일과 한계 투구 수가 정해진 선발 투수와 달리 거의 매 경기 몸을 풀고 등판을 준비하는 불펜 투수에게는 과부하가 아닐 수 없다. 김지용이 프로에 데뷔한 이후 1군에서 짧은 기간에서 이처럼 많은 공을 던진 것도 처음이다.
그럼에도 LG는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에 그치며 8위로 추락한 채 전반기를 마감했다. 선발과 불펜이 동반 붕괴된 상황이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상황이라 김지용의 잦은 등판이 불가피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불펜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면 팀이 앞서는 경기에만 김지용을 등판시켜 셋업맨으로 활용해 승리를 지키는 방법도 있다. 마무리 임정우 앞에 김지용을 내세우는 게 바로 그것이다.
승패와 무관한 마구잡이식 투수기용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일 수도 있다. 아껴 쓰지 않으면 정작 필요할 때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후반기를 맞이한 LG가 김지용의 활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다.글: 이용선/정리 및 기록: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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