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인생 연기, 묵직한 울림 '덕혜옹주'

이한철 기자

입력 2016.07.31 08:23  수정 2016.07.31 08:23

데뷔 15년 만에 소름 돋는 열연 '호평'

허진호 감독 복귀, 섬세 연출 대가 입증

영화 '덕혜옹주'는 역사의 격랑 속에서 비운의 삶을 산 덕혜옹주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손예진(34)이 소름 돋는 열연으로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15년간의 연기 인생은 손예진이 영화 '덕혜옹주'를 만나기 위한 숙성 기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덕혜옹주'는 손예진이 작품 속 연기를 통해 가장 강한 임팩트를 남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진심이 담긴 그녀의 연기는 역사의 격랑 속에서 잊혀져가던 '덕혜옹주'의 삶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배우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노역 연기는 최근 영화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다.

올 들어 '나쁜놈은 죽는다' '비밀은 없다'가 흥행과 평단의 평가 모두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덕혜옹주'를 통해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다.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멜로나 로맨스 대신 한 인물의 일대기를 따라가면서 잊고 지낸 조선의 비극을 되새김질 한다.

예상되는 스토리 전개에도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 것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 팩션(Fact+Fiction)으로 스토리에 활력을 더한 덕분이다.

특히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절제미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억지로 눈물을 강요하지 않고 담담하게 덕혜옹주의 삶을 담아내 조금씩 서서히 관객들의 마음을 적신다. 그래서 묵직한 메시지와 감동은 그 울림이 더 오래가는 편이다.

'덕혜옹주' 속 손예진은 인생 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연을 펼친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국내 최고의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박해일은 손예진의 어린 시절부터 노인이 되기까지 줄곧 곁을 지키며 애절하면서도 믿음직한 연기를 선보인다.

또 조국마저 바친 친일파 한택수는 '부산행' 김의성과 함께 올여름 비호감 캐릭터의 절정을 보여준다. 덕혜옹주를 일본으로 강제 유학 보내는 장본인이기도 한 그는 일본에서도 그녀를 대한제국의 황녀가 아닌 일제의 꼭두각시로 만들기 위해 애쓴다.

라미란은 '덕혜옹주'의 곁을 지키는 유일한 인물 '복순'으로 분해 특유의 위트 섞인 유연한 연기와 만나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정상훈 역시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그리고 예능 'SNL 코리아' 시리즈에서 보여 온 신스틸러다운 존재감을 십분 발휘한다.

또한,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백윤식은 누구보다 '덕혜옹주'를 아꼈던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 역을 맡아 말이 필요 없는 연기 내공으로 작품 속 묵직한 무게 중심을 이룬다. 이어 '김장한'의 숙부이자 대한제국 황실의 근위대장 김황진 역의 안내상은 브라운관에서 선보였던 특유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연기로 몰입도를 더한다.

'덕혜옹주'는 2009년 발간돼 100만부 이상이 판매된 권비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원작만큼이나 기대 이상의 완성도로 '부산행'과 '인천상륙작전'이 주도하고 있는 올여름 흥행 판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8월 3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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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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