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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사태’ 졸업생들 가세 첨예 대립


입력 2016.08.03 05:21 수정 2016.08.03 05:26        이선민 수습기자

“최경희 총장 강력 규탄” 성명 후 졸업장 200여 장 반납 퍼포먼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추진하는 ‘미래라이프 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설립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졸업장 반납 시위를 하며 사본을 벽에 붙이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이 확정될 경우 30억원 상당의 정부 지원 금액을 노린 소위 ‘학위장사’를 하려는 의도라며 반발, 최경희 총장의 불통 행정을 이유로 사퇴 서명운동까지 번져 6일째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추진하는 ‘미래라이프 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설립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졸업장 반납 시위를 하며 사본을 벽에 붙이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이 확정될 경우 30억원 상당의 정부 지원 금액을 노린 소위 ‘학위장사’를 하려는 의도라며 반발, 최경희 총장의 불통 행정을 이유로 사퇴 서명운동까지 번져 6일째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최경희 총장 강력 규탄” 성명 후 졸업장 200여 장 반납 퍼포먼스

이화여자대학교의 ‘미래라이프 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설립을 둘러싸고 학교 측과 학생 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졸업생들이 성명서를 내고 졸업장을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화여대 졸업생과 재학생 120여 명은 2일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반대하고 학내에 경찰 병력을 투입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고 졸업생 200인의 졸업장을 반납하는 시위를 했다.

지난 30일 있었던 경찰 진압과 같은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지난 1일 최경희 총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한 후 졸업생이 나서 재학생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학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검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한 졸업생은 성명서를 통해 “이화여자대학교 졸업생은 미래라이프 대학사업을 졸속으로 진행한 학교 본부와 학생들의 평화적 소통 요청에 학내 경찰 1600명 투입이라는 초유의 과잉진압으로 대처한 최경희 총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라이프 대학사업은 본교의 학문적 커리큘럼과 다른 특수한 프로그램으로 충분히 논의되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졸속으로 처리되었다. 또한 재학생과 졸업생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되었으며 대화를 요청하는 학생들의 건의에 학교와 최경희 총장은 거짓말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대응하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학교본부는 사업계획서 제출일 불과 하루 전에 이사회를 개최하여 명목상에 불과한 승인을 받았으며, 사립학교법상 공시의 의무가 있는 이사회 의사록의 일부를 고의로 누락시켰다. 또한 촉박한 일정을 핑계로 교내 의견 수렴을 위한 교수나 학생 간담회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며 독단적인 행정처리에 문제가 있음을 주장했다.

학생들이 본관에서 시위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총장과 직접 소통할 창구가 없어 최후의 수단으로 택한 평화시위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학생들과 대화를 하겠다는 약속을 한 후 경찰청에 연락을 취했고, 12시경 경찰 1600명이 학내에 난입해 200여명의 후배들과 동문을 강제로 진압했다”고 말했다.

이후 ‘미래라이프 반대합니다’ ‘총장님 대화하고 싶습니다’ ‘후배님 응원합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든 재학생들이 인도에 앉아 있는 가운데 30여 명의 졸업생이 200여 장의 졸업증명서 사본을 벽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들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퍼포먼스를 한 정문 앞 벽에는 ‘불통하는 학교, 졸업장 반납!’ ‘학생을 탄압하는 이화여대, 우리는 이런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 ‘최경희 총장 당신을 규탄하는 것은 어린 학부생뿐만이 아닌, 이화의 가치를 기억하는 졸업생 모두입니다.’ 는 문구와 함께 350여 장의 졸업장이 붙어있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추진하는 ‘미래라이프 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설립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졸업장 반납 시위를 하며 사본을 벽에 붙이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이 확정될 경우 30억원 상당의 정부 지원 금액을 노린 소위 ‘학위장사’를 하려는 의도라며 반발, 최경희 총장의 불통 행정을 이유로 사퇴 서명운동까지 번져 6일째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앞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지난 1일 오후 5시 이화여대 ECC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대 신설을 잠정 중단한다. 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대화에 임해달라”고 밝혔다.

최 총장은 학생들이 경찰력을 투입하고 발뺌했다고 지적하는데 대해 “본관이 문화재이기 때문에 경찰에 시설안전 보호요청을 했고, 상황이 위급하다는 이야기에 상황에 따라 판단하시고 교수들을 구출해달라고 부탁했을 뿐”이라고 말하여 “본관에 있던 학생들은 내가 알고 있던 학생들이 아니었다. 왜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들어오느냐”고 의심을 표했다.

이어 “당당한데 왜 얼굴을 가리고 있느냐”며 “여태까지 학생들에게 징계 한 번 한 적 없지만 무조건 참는 것이 다 교육의 관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반성이나 사과 없이 계속 해서 본관을 점거한다면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혁 교무처장은 “한 교수님은 ‘어떻게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냐. 4년 다니다 졸업하는데. 다만 주인의 한 부류이지’라는 말이 왜곡되어 억울해한다”며 “학교의 주인은 학교의 역사다. 우리가 돈을 등록금을 내고 다니니 학교의 주인은 우리라는 생각은 정답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미래라이프 대학에 대해서는 최 총장과 남궁곤 입학처장이 함께 “뉴미디어, 웰니스, 융합설계 학과가 개설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뉴미디어학과는 실무에 강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미디어콘텐츠에 대한 이론 지식을 알려주는 곳이다.

웰니스는 건강·보건·뷰티 관련 산업학과로 “네일아트 교육이 아니라, 아모레퍼시픽도 뷰티산업의 일종이다”라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융합설계는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전공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전공학과다. 남 처장은 “산업수요 연계 고교인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진학하지 못하고 취업했다가 올해 처음 입학시장에 나온다”며 “재직자 전형은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법인 이사회 회의록에 해당사업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의견에는 최 총장이 “이사회를 명확히 거쳤으며 자료집이 다 있으니 공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최경희 총장은 학생들의 불통 지적에 “본관은 행정동이므로 본관 외 공간에서 만나자고 제의했지만 학생들이 거부하고 있다”며 “감금되어있던 교수들이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총장을 가두고 각서 서명을 받아낼 것을 우려했다. 학생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대답이 없었다. 총학생회가 중심이 되어서 대화를 요청한다면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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