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 쏜 기보배가 5점 쏜 최미선에게 쏜 교훈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6.08.12 16:34  수정 2016.08.13 05:32

여자 양궁 8강서 최미선 꺾고 올라온 발렌시아 누르고 동메달

3점 쏘고도 반전 계기 만든 기보배...5점에 흔들린 최미선에 교훈

여자양궁 기보배가 최미선을 꺾고 올라온 발렌시아를 누르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 게티이미지

런던올림픽 2관왕 기보배(28)가 장혜진(30)에게 진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귀한 동메달을 쐈다.

기보배는 1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알레한드라 발렌시아(세계16위멕시코)를 6-4(26-25 28-29 26-25 21-27 30-25)로 누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발렌시아는 8강에서 최미선(20)을 꺾고 올라온 복병이다. 기보배가 막내의 설욕을 대신한 셈이다.

기보배는 강풍에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 발 한 발 이어갔다. 첫 세트에서는 상대 발렌시아가 7점을 쏘는 바람에 1점차로 이겼다. 하지만 2세트 발렌시아가 연속 10점을 쏴 28-29로 아쉽게 내줬다.

3세트 10점을 쏘며 세트를 따낸 기보배는 4세트 들어 두 번째 화살이 3점에 그치는 실수를 범하며 잃었다. 기보배 자신도 놀란 점수다. 준결승에서 장혜진이 쏜 6점은 ‘양반’이었다.

하지만 기보배는 승부처에서 ‘런던 2관왕’의 위력을 보여줬다. 5세트 첫 발을 10점에 쐈고, 세 번째 화살까지 10점에 명중시켜 발렌시아의 점수와 상관없이 동메달을 확정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한 기보배는 리우올림픽에서 사상 첫 2연패-2관왕을 노렸지만 ‘맏언니’ 장혜진에게 막혔다. 기보배는 장혜진과 준결승전에서 3-7(25-19 14-27 24-27 26-26 26-28)로 패배하며 도전이 무산됐다.

준결승에서 3점을 쏘는 악재도 있었지만 끝까지 침착하게 활을 쏜 뒤 자력으로 동메달을 따내고 ‘끝냈다’는 후련함에 촉촉이 젖었다. 금메달을 놓친 아픔은 분명 있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받았던 부담도 눈물을 타고 흘러내렸다.

막내 최미선(20)도 울었다. 세계랭킹 1위 최미선 8강에서 발렌시아에게 0-6(23-25, 26-29, 27-29)으로 완패했다.

최미선은 초반 강한 바람에 첫 발을 5점에 꽂았다. 이후 연달아 9점을 쏘며 추격했지만 1세트를 내줬다. 최미선은 2세트 첫 발을 9점에 쐈지만, 발렌시아가 10점으로 응수해 밀렸다. 2세트 역시 빼앗기며 수세에 몰렸다.

마지막 3세트. 최미선은 9-8-10을 쏘며 추격했지만 발렌시아가 29점을 기록했다. 초반 실수에 발목을 잡힌 최미선은 경기 후 울먹였다. 5점을 쐈던 순간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도 셌고, 조준도 잘 안 된 상태에서 최미선은 5점을 쐈다. 그것이 치명적이었다. 이후 추격을 시작했지만 최미선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세계랭킹 1위다운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관중석에서 장혜진 금메달-기보배 동메달을 축하하며 위안을 삼은 최미선이다.

사실 이날 기보배가 최미선에게 건넨 것은 설욕만이 아니다. 기보배는 동메달 획득 후 3점을 쏜 것에 대해 "올림픽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그것을 계기로 더 집중해서 끝까지 열심히 쏘고 메달을 차지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5점을 쏘고 급격히 흔들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최미선이 리우올림픽에서 챙겨갈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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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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