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옭아매는 '명예회복 강박관념'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입력 2016.08.13 18:26  수정 2016.08.13 19:01

인천공항 통해 13일 조기 귀국...리우 성적 아쉬움 토로

국가대표 선발 등 자격 입증...명예회복 지나친 집착 경계

지금 시점에서 박태환에게 더 이상 명예회복의 무대가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연합뉴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했던 박태환이 13일 조기 귀국했다.

검게 그을린 피부에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브라질 리우에 입성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출전하기로 했던 경기를 다 치르지도 못하고 빈 손으로 돌아왔다.

금지약물 복용(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낸 이후 국제수영연맹(FINA)로부터 1년 6개월에 이르는 징계를 모두 받은 이후에도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묶여 대한체육회와 갈등을 빚고, 법정 소송을 벌이느라 제대로 된 훈련도 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박태환도 “너무 아쉬운 리우올림픽”이라면서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2020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는 지금 결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출전한다면 리우올림픽처럼 준비하지는 않겠다”며 부족했던 준비 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종목이라고 생각했던 종목에서는 결선에라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맞닥뜨린 현실은 출전한 3개 종목 모두 예선 탈락이라는 사실에 상황을 너무 낙관한 것은 아닌지 자책했을지도 모른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런던올림픽 은메달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수영에 한 획을 그었던 박태환 고민은 결국 명예로운 은퇴다. 리우 올림픽 출전을 스스로 포기하면 세계선수권 출전 기회를 주겠다는 대한체육회 회유에도 끝까지 올림픽을 고집한 이유 역시 명예로운 은퇴를 위한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박태환이 명예를 회복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올림픽 메달이 아니더라도 그 전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스스로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유일한 선수임을 입증한 것만으로도 명예를 회복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만큼 그 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일단 박태환 자신은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에 나서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우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박태환 스스로 설정한 명예회복의 기준이 결선 진출이나 메달이었다면, 박태환 스스로는 명예회복에 실패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31세의 나이로 리우 올림픽에서 연일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를 떠올려 본다면 박태환 역시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 30대의 나이로 결선에 올라 메달을 목에 거는 꿈을 꾸지 말란 법도 없다.

이제 더 이상 박태환이 올림픽에 출전할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는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국내 수영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박태환이 원하기만 한다면 도쿄 올림픽 출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박태환에게 더 이상 명예회복의 무대가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보였던 리우 올림픽 무대에 섰고,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마음고생으로 시간을 보냈음에도 모든 역경을 딛고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서 혼신의 역영을 펼쳤다면 박태환 스스로 명예회복에 대한 강박관념 내지 집착까지는 가질 필요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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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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