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에 10대 여자친구 살해한 30대, 무기징역 확정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만나 교제하던 10대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31)씨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의 나이와 지능, 환경,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 동기와 수단 등 양형 조건이 되는 사정을 종합해 볼 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씨는 범행 이후 시신에 이불만 덮어놓고 술집에서 종업원과 술을 마시는 등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태도를 보였다"며 "고등학생에 불과한 A양과 B양은 자신의 미래를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됐다"고 판시했다.

특정한 직업 없이 성매매 업소를 인터넷에 홍보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아 생활하던 이씨는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A(당시 18세)양과 친구 B(당시 17세)을 알게 된 뒤 A양과 교제를 시작했다.

이후 A양이 수차례 헤어지자며 쫓아내자 살인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밤늦게 A양의 집을 다시 찾아간 이씨는 "엄마가 올 수 있으니 가라"는 A양의 말에 격분해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A양과 함께 살던 친구 B양이 범행을 목격하고 소리를 지르자 마찬가지로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

1, 2심은 "2∼3분 정도 현관에 서서 범행 여부를 고민하다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씨가 비사회성 인격장애와 충동조절장애를 지녔지만, 사물을 구별하거나 의사를 정할 능력이 미약한 정도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