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 수지 '함틋', 왜 실패했나

부수정 기자

입력 2016.09.09 09:00  수정 2016.09.09 09:28

톱스타·유명 작가 기용에도 저조한 시청률

화제성도 떨어져…식상한 이야기 비판

김우빈 수지 주연의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가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다.ⓒKBS

배우 김우빈 수지 주연의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이하 '함틋')가 저조한 시청률로 씁쓸하게 종영했다.

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한 '함틋' 마지막회는 시청률 8.4%(전국 기준)를 기록, 수목극 꼴찌를 차지했다. 1위는 MBC 'W'(11.3%), 2위는 SBS '질투의 화신'(9.2%)이었다.

'함틋' 마지막회에서는 아픈 신준영(김우빈)이 노을(수지) 품에서 세상을 떠나는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준영이 세상을 떠난 후 노을은 다큐멘터리 PD로 살아가고 있었고, 신준영의 광고판을 바라보며 "내일 보자, 준영아"라고 밝게 인사를 전했다.

'함틋'은 '태양의 후예'를 이을 작품으로 꼽혔다. 100% 사전 제작, 100억원대 제작비, 톱스타 김우빈·수지, 스타 작가(이경희)등 흥행 요소를 두루 갖췄기 때문.

지난 7월 6일 12.5%로 시작한 '함틋'은 줄곧 10% 초반대 시청률을 나타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경쟁작 MBC 'W'가 시작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W'가 3회 만에 '함틋'을 꺾고 수목극 1위에 올라섰다.

이후 '함틋'은 시청률 하락세를 이어갔고, 7~8%대 시청률을 유지하다 최근엔 '질투의 화신'에게도 밀렸다. 시청률, 화제성 면에서도 실패한 셈이다.

김우빈 수지 주연의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는 톱스타 캐스팅에도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KBS2 '함부로 애틋하게' 화면 캡처

낡은 이야기·진부한 캐릭터 발목

'함틋'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톱스타 신준영(김우빈)과 가난한, 다큐멘터리 PD 노을(배수지)의 로맨스다. 어렸을 적부터 인연이 있는 두 사람은 얽히고설킨 관계다. 준영의 아버지 최현준 검사(유오성)는 노을 아버지의 뺑소니 사고를 덮었다. 사고의 증거를 손에 넣은 노을을 본 준영은 증거를 뺏으려다 노을을 다치게 한다.

노을의 키다리 아저씨였던 최지태(임주환)는 최현준의 아들이요, 최지태의 연인 윤정은(임주은)은 노을 아버지를 차로 친 당사자. 출생의 비밀과 이리저리 엮인 관계는 10년 전 로맨스나 막장이 판치는 일일극, 주말극에서 볼 수 있는 소재다. 트렌드를 반영하는 최근 로맨스에서는 진부하게 다가올 수밖에.

결국 '함틋'의 실패는 낡은 이야기 탓이다. 김우빈 수지라는 톱스타 캐스팅에도 흥미를 당길 만한 전개, 이야기가 없었다. 캐릭터도 매력적이지 않다. 배우는 캐릭터를 잘 만나야만 브라운관에서 생생하게 날아오를 수 있다. 비주얼 커플로 꼽혔던 김우빈, 수지는 평면적인 역할 탓에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다.

가수 겸 배우 배수지는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KBS

시한부 선고받은 스타 신준영은 뻔하디뻔했다. 아픈 사실을 감추려 연인에게 일부러 차갑게 대했고, 소리 지르는 일도 다반사.

이런 '나쁜 남자'는 이 작가의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속 소지섭과 비슷하다. 무려 12년이 흘렀다. 2000년대 초반 인기 캐릭터가 지금도 통할 거라고 생각한 걸까. '미사' 속 임수정 소지섭의 로맨스가 마냥 애틋하고 안타까웠지만 '함틋' 속 시한부 사랑이 와 닿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을은 과거 한국 드라마 속 가난한 여자의 전형적인 캐릭터다. 외로워도 슬퍼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성으로 평일 로맨스 극이 아닌 주말극, 일일극에 어울린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탓일까. 수지는 연기력 논란에도 휩싸였다. 섬세한 감정 연기가 아닌 '소리만 지르는 연기'는 감정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우빈 수지 주연의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가 수목극 꼴찌로 종영했다.KBS2 '함부로 애틋하게' 화면 캡처

사전 제작이 문제?

겨울에 촬영한 '함틋'은 여름에 방송됐다. 주인공들이 외투를 입고 나올 때마다 시청자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덥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여름은 폭염이 맹위를 떨쳤던 터라 '함틋'의 여름 시기 편성은 독이 됐다. 시청자들의 실시간 반응을 수용하는 것도 불가능해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는 사전 제작의 한계로 지적된 요소이지만 만약 '함틋'이 정말 재밌는 드라마였다면 어땠을까.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렸을까. 비판하면서도 채널을 돌리지 않았을 것이다. 사전 제작의 문제가 아니라 드라마 자체의 문제라는 거다. 탄탄하고 신선한 이야기, 매끄러운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면 더운 여름에 겨울옷을 입은 주인공이 나타나더라도 문제 될 게 없다.

방송사는 콘텐츠보다는 한류용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로 평가받는 게 아니라 김우빈, 배수지라는 두 한류스타를 내세워 수출에만 급급했다는 얘기다.

상투적인 이야기와 전개가 이어진다면 사전 제작 드라마는 큰 의미가 없다. 생방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택한 점은 칭찬할 만하지만, 무엇보다 드라마의 '질'을 우선시하고,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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