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원 "박보검 형과 비교, 영광이죠"

부수정 기자

입력 2016.09.13 06:50  수정 2016.09.13 12:43

'함부로 애틋하게'서 수지 동생 노직 역 맡아

"초심 잃지 않는 배우 꿈꿔, 항상 노력할 것"

배우 이서원은 최근 종영한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노을(배수지)의 동생 노직으로 분했다.ⓒ블러썸엔터테인먼트

초등학교 때부터 사람들이 궁금했단다. '저런 사람들도 있구나', '저런 인생을 살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러다 '아! 내가 배우가 된다면 여러 삶을 알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스무 살 청년에게서 나온 말은 진중하고, 성숙했다. 얼굴은 베이비 페이스인데 목소리는 완전 성인 남자 뺨친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건져 올린 신예 '국민 남동생' 이서원(19) 얘기다.

이서원은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노을(배수지)의 하나뿐인 동생 노직 역을 맡았다. 노을의 유일한 가족인 노직은 무뚝뚝하지만, 누나밖에 모르는 '누나 바보'. 고등학생이지만 성숙한, '애어른'이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논현동에서 이서원을 만났다.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기자와 만난 이서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편안한 국민 남동생이 됐다. 때로는 애교 있게, 또 때로는 진중한 모습은 노직과 닮아 있었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100% 사전 제작 작품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촬영했다. 이경희 작가를 비롯해 김우빈, 배수지 등 톱스타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그러나 시한부 캐릭터와 낡은 로맨스로 시청률은 저조했다. 그래도 이서원이라는 신예의 희망을 본 건 큰 수확이다.

배우 이서원은 최근 종영한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 대해 "이유 없이 마냥 좋은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블러썸엔터테인먼트

이서원은 매회 시청자와 만났다. 저조한 시청률이 아쉬울 법도 한데 이 청년은 "'함부로 애틋하게'는 이유 없이 그냥, 너무 좋은 작품"이라며 드라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출연진, 제작진분들 다 좋은 분들이에요. 제가 막내라서 아껴주시고, 하나하나 알려주셨는데 너무 감사해요. 어린 나이에 이런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참 행운이죠. '함부로 애틋하게'는 '비가 내린 날, 갑자기 쏟아진 환한 빛' 같아요. 10년, 20년, 40년이 지나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듯해요. 평생 간직하고 싶은 순간입니다."

이서원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늘었다. 그는 "적응이 안 된다"며 웃은 뒤 "빨리 적응해야 하는데 큰일"이라고 쑥스러워했다. "최근에 친구 만나러 홍대 갔는데 몇몇 분들이 절 알아봐 주셔서 화들짝 놀랐답니다. 하하. 놀란 마음에 심장은 뛰고. SNS 팔로워 수도 급속도로 늘었고, 팬 페이지도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말은 꼭 기사에 써달라고 당부했다. "팬들의 사랑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제 사진 올려 주신 분들, 좋은 댓글 남겨주신 분들 다 고마워요. 일일이 다 표현할 수 없어서 '좋아요'를 누르는 것으로 표현해요. '한 번만 봐주세요'라는 팬들의 글도 다 보고 있어요.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JTBC 드라마 '송곳'(2015)에서 아역 지현우로 잠깐 출연한 바 있는 이서원은 지난해 현 소속사(블러썸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자마자 '함부로 애틋하게'의 오디션을 보고, 덜컥 합격했다. 행운이었다.

최근 종영한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 출연한 이서원은 차태현, 송중기, 박보검 등과 소속사 식구다.ⓒ블러썸엔터테인먼트

블러썸엔터테인먼트에는 차태현, 송중기, 박보검, 임주환 등이 소속돼 있다. "지난해 9월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았는데 '블러썸'이라고 하는 거예요. 너무 놀랐어요. 처음엔 사기인 줄 알아서 포털 사이트에 검색도 해봤죠. 이후 소속사 대표님을 뵙고 계약했는데 계약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드라마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소속사 관계자는 당시 이서원이 다니고 있던 연기학원 관계자의 추천을 받고, 이서원에게 연락했다고. 이서원은 "타이밍이 정말 좋았다. 회사와 계약하고 보검 형의 '응답하라 1988'과 중기 형의 '태양의 후예'가 빵 터졌거든요(웃음)."

사전 제작이라 본방사수는 필수였다. 브라운관에 비친 모습이 부어 보여 촬영 후 다이어트를 통해 4~5kg을 감량했단다. 브라운관에서 본 자기 연기는 어땠을까. "손발 오그라들었어요. 하하. 실시간 댓글을 안 보려고 했는데 다 보게 되더라고요. 제가 나온 장면에선 집중이 안 되는 거예요. 시청자들의 평을 보면서 '잘 표현했어야 했는데'라는 반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좀 더 노력해서 다음 작품에선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만약 사전 제작이 아니었으면 어땠을 것 같냐고 물었더니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으니까 연기에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실시간 방송이었다면 출연진과 이렇게까지 친해질 순 없었을 듯하다"고 했다.

의젓한 직이와 닮은 이서원은 "직이가 행동하는 이유를 연구했고, 직이와 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봤다"며 "크게 다른 건 없다. '애늙이'는 같은 면이 비슷해서 직이와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웃었다.

최근 종영한 KBS2 '함부로 애틋하게'로 얼굴을 알린 이서원은 "팬들의 사랑이 감사하다"고 전했다.ⓒ블러썸엔터테인먼트

'국민 첫사랑' 수지의 동생 역으로 출연한 소감을 묻자 "수지 선배는 외모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독보적이라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았다"며 "선배가 편하게 대해주셔서 금방 친해졌다"고 했다. 이어 "수지 선배와 호흡한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엄청 부러워했다. '나쁜 놈'이라고까지 했다"고 미소 지었다.

임주환과는 같은 소속사 식구다. '함부로 애틋하게' 제작진은 두 사람이 같은 소속사인 걸 모르고 캐스팅했다. 당시 이서원의 프로필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속사 선배들은 이서원의 드라마를 보고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고. "촬영 팁을 알려주곤 해요. 정말 감사해요. '감사'라는 말이 절로 나온답니다(웃음)."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과 이서원은 비슷한 이미지다. 바르고, 반듯하고, 착한 청년들이다. '감사 청년' 박보검을 언급하자 이서원은 "나도 기독교 신자라 만나면 교회 얘기한다. 보검 형은 배울 점이 많다. 모든 사람한테 친절하다"고 했다.

"보검 형과 저를 비교하는 얘기가 있는데 저한테는 정말 영광입니다. 한편으론 걱정해요. 전 보검이 형만큼은 아니거든요. 보검이 형은 학교, 집, 교회만 왔다 갔다 해요. 하하. 드라마 잘 되는 거 보고 '역시 보검 형'이구나 해요. 보검 형이 따로 만나서 밥 한 끼 먹자고 했는데 요즘 너무 바쁘셔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어요. 형과 얼른 만나고 싶어요."

최근 종영한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 출연한 이서원은 "이번 드라마는 평생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고 작품을 끝낸 소감을 전했다.ⓒ블러썸엔터테인먼트

이서원의 인물 정보는 최근에서야 포털 사이트에 등록됐다.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팬들을 위해 간단한 프로필을 물었다. 빠른 1997년생이고, 남중, 남고를 나왔단다. 군대 같은 학교였다고 배우는 툴툴거렸다. 대학교 입학은 올해 수시를 통해 도전한다. 원하는 전공은 연기 분야. 연기 인생에서 도움이 될 듯하단다.

남중, 남고를 졸업했으니 대학에서 미팅을 꿈꿀 법도 한데, 청년의 입에선 "미팅보다는 연기를 배우고 싶다"는 모범생 답변이 돌아왔다. 너무 바른 대답이 아니냐고 했더니 "그런가요?"라며 웃었다.

2남 1녀 중 막내인 이서원은 직업 군인인 아버지 탓에 학창시절, 이사를 자주 다녔다. 태어난 곳은 군산이지만 세 살 때 서울에 올라와 여섯 살까지 살았고 이후 원주, 대전 등 조선 팔도를 돌아다녔다. 전학도 자주 했다. 집에 쌓여있는 게 교복이란다. 여러 곳을 다닌 덕에 성격은 활동적으로 변했다. 사교성이 좋아 친구들이 많았다고.

이사를 많이 다니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는 그는 '사람이 궁금하다'는 이유 하나로 연기에 관심을 뒀다. 고등학교 졸업 후 연기 학원에 다녔다. 집안 반대는 없었다. 이번 드라마는 가족들과 '본방사수' 했단다. "친척분들이 드라마를 보고 부모님께 연락하신 것 같아요. 갑자기 친척 단톡방이 생겼더라고요."

최근 종영한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 출연한 이서원은 "초심을 잃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블러썸엔터테인먼트

집에서는 애교 있고, 말 잘 듣는 막내다. 설거지,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 하는 착한 막내란다. 어머니와는 새벽 기도를 같이 갈 만큼 돈독한 사이다. "다섯 식구가 사는데 이 정도도 안 하면 어머니가 너무 힘드시잖아요. 빨랫감만 어마어마합니다. 누나, 형도 제각각 맡은 청소 구역이 있답니다."

요즘 활력소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더니 '커피'라는 다소 엉뚱한 답이 돌아왔다. 맛도 있고, 살 안 찌는 아메리카노가 최고란다. 커피를 마시면서 영화도 보고, 책 보고, 운동하는 게 다 '연기'를 위한 것이란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 볼 것을 권유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네! 꼭 해보고 싶어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하고 싶은 캐릭터로는 노직과는 다른 활동적이고, 해맑은 역할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마냥 어릴 것만 같은 신인 배우의 입에선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위치에 따라서 보는 게 달라진다'는 말을 믿지 않아요. 전 바뀌지 않을 거예요. 초심을 잃지 않자는 거죠. 좌우명은 '비행기를 만들어서 꿈이라는 하늘을 날자'예요. 비행기는 오르락내리락 하잖아요.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싶어요."

인생 다 산 것 같은 스무 살 청년과의 인터뷰는 1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알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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