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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일 아닌’ 지진, 내진용 철강재 대세될까


입력 2016.09.13 13:44 수정 2016.09.13 14:21        이광영 기자

철강 ‘빅3’, 내진용 철강재 앞장…건설현장 도입 활발

역대 최고의 강진(진도 5.8)이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였다. 지진은 이제 우리 앞에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천재지변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내진설계 강화를 통해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공학과 교수가 13일 CBS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우리나라에 기상관측 사상 규모 5 이상 지진은 총 9회 발생했다. 그중 세 차례가 올해 발생한 것이다. 학계에서는 이미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국민안전처가 지난 6월 9일부터 7월 1일까지 실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에서 진도 6.5 규모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사망자는 1만2778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이처럼 내진용 설계와 강재 사용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철강업계는 다양한 내진용 설계 공법과 철강재를 이미 개발해 각 건설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포스코의 내진용 강재 TMCP강이 적용된 동대문디지털플라자.ⓒ포스코

◆ 포스코, SN강재 판매 마케팅 강화
1995년 SN강재개발 상용화에 성공한 포스코는 내진용 철강재인 ‘SN강(Steel New Structure)’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SN강재는 일본 내 건축물의 내진설계 강화와 강재의 용접성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 1994년 제정된 SN 규격을 따른 강재를 말한다.

포스코의 SN강재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고양 체육관 등 일반 건축물에서부터 대형 공공시설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TMCP강은 여의도 서울 국제금융센터, 동남아 유통단지, 일산 킨텍스 등에 적용됐다.

특히 포스코는 최근 SN강 판매목표를 기존보다 30% 이상 높여 잡고, 주요 수요처인 강관기업들과 함께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12일 경주서 발생한 강진으로 건축구조물 안전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 내진철강재가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강관사, 건설사 및 철구제작사 등에 판매가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이 개발한 내진용 강재 건축구조용 압연 H형강(SHN).ⓒ현대제철

◆ ‘SHN 최초 개발’ 현대제철, 내진용 강재 활용 ‘앞장’
현대제철은 2005년부터 건축구조용 압연 H형강(SHN)과 내진용 철근 등 내진용 자재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공급 중에 있다.

SHN은 내진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에너지 흡수능력, 변형능력, 용접성, 내충격성 등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건축구조기준(KCB)에서는 지진에 견디기 위한 특정 골조에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을 정도로 탁월한 성능을 갖췄다.

이러한 품질 우수성을 바탕으로 SHN은 잠실 롯데월드 타워, 김천 한국전력기술 사옥 등 국내 대형 건축물은 물론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콜롬비아 보고타 석탄화력발전소 등 해외 프로젝트 건축물에도 적용됐다. 강화되는 내진 설계와 건축물의 고층화, 대형화 추세는 내진용 H형강과 철근 수요를 꾸준히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2006년 400톤에 불과했던 SHN 판매량은 2013년 15만톤, 2014년 28만톤, 2015년 47만7000톤을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앞으로도 SHN 강종에 적용 가능한 신기술 및 신공법을 발굴할 계획”이라며 “내진설계에 필요하고 특혜를 입을 수 있는 고급강재 개발에 주력하면서 많은 강종들이 적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이 2010년 개발한 내진철근.ⓒ동국제강

◆ 동국제강, 초고장력 철근·내진철근 개발…내진설계 역사 ‘한 획’
동국제강은 정부-철강 메이저 기업들과의 공동 국책과제 일환으로 2007년 초고장력 철근(SD600과 SD700), 2010년 내진 철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 당시 국내에는 내진 철근 관련해 정해진 규격조차 없었기 때문에 동국제강만의 차별화된 기술로 개발한 이 제품들은 국내 내진설계 역사에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또 동국제강은 1995년 1월 일본 고베시와 한신 지역의 대지진 이후 건축물의 내진성 강화를 목적으로 고성능 H형강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는 KS D3866 규격을 만족하는 건축구조용 열간압연 H형강(SHN400, SHN490, SHN520, SHN570)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여타 H형강과는 다른 항복강도 상한규제, 항복비 상한규제, 충격치 하한 규제, 탄소당량 제한 등을 만족하는 고성능 H형강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지진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로 동국제강의 고성능 H형강은 작년 대비 80% 정도 판매율이 증가할 정도로 필요성이 인식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내진설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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