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치러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페예노르트(네덜란드)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지난 주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더비’에서 올 시즌 공식경기 첫 패배를 기록한데 이어 2연패다.
맨유는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앞세워 커뮤니티 실드 우승 및 리그 개막 3연승을 질주하며 초반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연패하는 동안 초반 연승에 가려진 맨유의 불안요소들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빅매치’로 꼽힌 맨체스터 더비에서 무리뉴 감독은 라이벌 호셉 과르디올라와의 전술싸움에서 완패하며 안방에서 일격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어 유로파리그에서는 한 수 아래로 꼽히는 페예노르트에게까지 덜미를 잡히며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페예노르트전에서 기존 선발 명단에 무려 8명을 교체했다. 웨인 루니, 루크 쇼, 안토니오 발렌시아, 달레이 블린트 등 주전급 상당수가 이날 출전명단에서 제외되거나 벤치에서 대기했다. 그동안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던 폴 포그바를 공격형 미드필더에 전진 배치하는 등의 전술적 변화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리뉴 감독의 변화는 또 한 번의 실패로 돌아갔다. 올 시즌 처음으로 출전기회를 잡은 마르코스 로호, 마테오 다르미안, 모르간 슈나이덜린 등은 이날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포그바는 의욕은 앞섰으나 동료들과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엇박자만 드러냈다.
경기 중반 무리뉴 감독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멤피스 데파이, 애슐리 영 등 무려 3명을 한꺼번에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공격진의 부진에 실망한 무리뉴 감독의 충격요법이었다.
그러나 교체 카드 이후에도 맨유의 공격은 별다른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오히려 실점까지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정작 동점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마루앙 펠라이니 등 공중볼과 직선적인 공격에 유리한 자원들은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못했다. 무리뉴 감독의 성급한 교체카드 소모가 불러온 또 한 번의 전술적 패착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이끌던 시절 맨유는 매년 EPL과 유럽클럽대항전을 병행하면서 자주 로테이션을 구사했지만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치며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올해가 맨유 부임 첫 해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모습이다. 주축 선수들의 휴식과 백업멤버들의 경기력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기는 했지만 유로파리그의 수준과 페예노르트의 전력을 지나치게 얕본 것이 패착이었다.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호의적이던 여론도 이번 2연패를 기점으로 다소 싸늘해진 분위기다.공교롭게도 라이벌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뮌헨글라드바흐를 4-0으로 대파하며 또 한 번 맨유와 대조를 이뤘다.
한편, 맨유는 18일 왓포드와의 EPL 5라운드 원정 경기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2경기 연속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준 무리뉴 감독이 왓포드전에서는 어떤 타개책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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