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맨유, 무리뉴의 맨유는?

데일리안 스포츠 = 윤효상 객원기자

입력 2016.09.22 09:41  수정 2016.09.22 09:41

컵대회 낙승으로 분위기 반전 초석 마련

정상적 공격 작업과 패턴 여전히 부족

맨유 무리뉴 감독. ⓒ 게티이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마침내 3연패 사슬을 끊었다.

맨유는 22일(한국시각) 영국 식스필즈 스타디움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EFL컵’ 3라운드 노샘프턴 타운전에서 모처럼 터진 골폭죽으로 3-1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맨유는 연패 탈출과 대회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맨유로서는 승리가 절실했다. 맨체스터 더비부터 시작된 3연패, 그리고 최근 떨어진 경기력과 그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까지, 더욱이 3부리그 팀을 상대하는 만큼 결과는 물론 내용까지 잡아야하는 수많은 목표가 걸린 경기였다.

그리고 맨유는 이날 결과와 내용에서 모두 득과 실을 얻었다.

팀에 시급했던 ‘승리’를 통한 분위기 반전 초석 마련에 성공한 것이 가장 큰 득이다. 최근 연달아 당한 무기력한 패배로 자칫 긴 수렁에 빠질 수도 있었던 맨유는 이후 프리미어리그, 유로파리그로 이어지는 홈 3연전에 상승세 시동을 다시 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미드필드진 구성에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는 점 역시 이날 얻은 대표적인 성과다. 최근 중원에서의 압박 부재와 부실한 패스 전개, 떨어지는 기동력 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맨유는 이날 베테랑 캐릭을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한 미드필드진이 청사진을 보여줬다.

연패 기간 내내 드러난 문제는 자명했다. 2선, 최전방과의 호흡을 통해 볼 배급 및 조율을 도맡아야 했던 미드필더들이 상대 압박에 휘둘리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면서 팀 전체 기동력과 밸런스가 무너졌다.

때문에 그간 무리뉴 감독이 기용했던 펠라이니, 포그바 등에 비해 중원에서 안정감 있는 조율과 전개에 능한 캐릭을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 것이다. 그리고 캐릭은 이날 변함없는 클래스를 뽐내며 중원을 이끌었다.

그동안 빠져있었던 캐릭이 가세해 중원으로부터 볼이 활발히 돌면서 슈나이덜린, 에레라와 같은 주변 조력자들도 한결 수월하게 자기 역할에 충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승리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잔존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무리뉴의 맨유’가 아직까지도 정상적인 공격 작업이나 확실한 루트를 통한 공격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모처럼 3골을 뽑아내며 간절했던 승리를 맛보긴 했지만, 득점 장면 모두 상대 혼전을 틈타거나 수비 실책에 힘입어 다소 운이 따른 득점들이었다.

선제골은 상대 골키퍼가 허무하게 골문 앞에서 내준 간접 프리킥에 이은 캐릭의 중거리 슈팅이었고, 래쉬포드가 만든 쐐기골 역시 골키퍼의 어처구니없는 실책으로 골문이 텅 비어버리며 나온 것이다. 그나마 에레라의 결승골 정도가 역습 과정 끝에 마무리 된 효과적인 팀플레이였다.

이처럼 맨유는 여러 면에서 득과 실을 얻었지만 가장 중요했던 ‘위닝 멘탈리티’ 회복 불씨를 다시 지피는 데 성공했다. 무리뉴호는 잠깐 부침을 끝내고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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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상 기자 (benn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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