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해’ 한화 이글스·김성근 감독 마무리는 어떻게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09.23 15:29  수정 2016.09.24 12:00

막대한 투자에도 2년 연속 가을 야구 무산...내년 계약 만료

김성근 감독이 내년에도 한화 지휘봉을 잡을지 미지수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의 가을야구가 올해도 사실상 멀어졌다.

한화는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전에서 2-7로 졌다. 5연패 수렁에 빠진 한화는 60승 3무 72패로 롯데에 밀려 8위로 재추락했다. 불과 9경기 남겨둔 가운데 5위 KIA와의 격차가 5.5게임으로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올해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할 경우, 2008년부터 무려 9년 연속이다.

한화는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투자로 전력을 끌어올렸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최근 2년간 선수영입에 투자한 금액만 약 315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 시즌에도 68승 76패로 6위에 그쳤다. 올해는 심지어 팀 연봉총액 1위에 올랐음에도 승률과 순위가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 이쯤 되면 책임론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팬들의 관심은 이제 김성근 감독의 행보에 쏠린다.

김 감독은 2014년 겨울 김응용 감독의 후임으로 한화의 지휘봉을 잡았다. 만년 하위권을 전전하던 한화는 30년이 넘는 프로야구 감독 경력동안 쌍방울, LG, SK 등을 이끌고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야신’으로 칭송받은 김 감독의 지도력에 거는 기대가 매우 컸다. 한화 팬들이 자발적으로 김 감독의 영입을 구단에 적극적으로 청원할 만큼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달콤한 로망이 악몽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년간 성적부진 못지않게 수많은 논란과 구설의 중심에 섰다. 김성근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한 벌떼야구와 내일이 없는 총력전은 곧 혹사 논란과 수많은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한화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한때나마 가을야구 문턱 근처까지 가는데 성공했다. 짜릿한 접전과 역전극의 증가는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승부로 한화 팬들을 열광시키기도 했다. 일찌감치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시절에 비하면 발전했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것이 한계가 됐다.

무분별한 보직파괴, 무리한 강훈련과 투수 혹사는 한화가 정작 장기레이스에서 중요한 승부처마다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지는 뒷심 부족의 후유증으로 드러났다. 권혁, 송창식, 안영명, 배영수, 에스밀 로저스, 김민우 등 수많은 투수들이 김성근 감독 재임기간 혹사의 후유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거나 수술대에 오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김 감독은 혹사 논란에 대해 팀 내부사정이라는 논리로 외부의 비판을 일축했다. 매 경기 사활을 거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음에도 팀 승률은 5할도 넘기지 못하고 있다. 한때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에 열광하던 팬들도 거듭되는 독선과 불통에 점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김성근 감독과 한화의 계약기간은 내년까지다. 김 감독은 최근 5강 탈락이 점차 현실화되자 "끝까지 총력전을 펼치겠다"던 방침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듯한 태도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와 팀 운영을 둘러싼 각종 구설로 김 감독에 대한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시즌에도 한화의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감독은 당초 한화 그룹 수뇌부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었지만, 올 시즌 외국인 선수 교체 등을 둘러싸고 구단의 투자에 대하여 불평을 늘어놓은 일이 발단이 되어 온도가 달라졌다는 말도 들린다.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내년에도 전망이 어둡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계약기간이 남아있더라도 교체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높다. 김성근 감독은 프로 사령탑 경력의 마지막 팀이 될 가능성이 높은 한화에서 어떻게 마무리를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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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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