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국방위 국감 열려는 김영우…감금한 새누리


입력 2016.09.27 17:54 수정 2016.10.05 16:11        고수정 기자

<현장> 국방위원장 소신 강조하며 국감 정상화 결정

새누리 일부 의원들, 위원장실 점거…고성 오가기도

새누리당 경대수, 김성태, 황영철, 김도읍 등 의원들이 27일 오후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당론에 맞서 국감 출석의사를 밝힌 새누리당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과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의견을 나눈 뒤 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27일 오후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당론에 맞서 국감 출석의사를 밝힌 김영우(새누리당) 국회 국방위원27일 오후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당론에 맞서 국감 출석의사를 밝힌 새누리당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여당 의원들로부터 사실상 국방위원장실에서 감금 당했다가 상황이 마무리 된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현장> 국방위원장 소신 강조하며 국감 정상화 결정
새누리 일부 의원들, 위원장실 점거…고성 오가기도

“제가 지금 국방위원장실에 갇혀 있습니다.”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의 ‘감금’ 사태가 27일 벌어졌다. 김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도 아닌, 새누리당 의원들에 의해 장장 3시간 여 문밖에 나서지 못했다.

김 위원장의 감금 사태는 그가 이날 오전 국방위 국정감사를 정상화하기로 결정을 하면서다.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사태와 이와 연관된 정세균 국회의장 녹취록 파문으로 국회의 모든 일정을 보이콧 하고 있다. 이 때문에 26일부터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여당 소속 상임위원장이 이끄는 상임위는 파행 상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여당 상임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의회민주주의 원칙’과 ‘소신’을 내세우며 국감 정상화를 발표하자 여당 내에서 비판이 일었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오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서 필요한 조치 따를 테니 당의 방침에 따라달라고 말했다. 당론이 지금은 힘을 합쳐달란 말씀”이라고 김 위원장의 결정을 만류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정오에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전 11시 35분께 조원진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김성태 비대위 관철추진위원장, 경대수 국방위 여당 간사, 황영철·주광덕 의원 등이 국방위원장실을 찾았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김성태 비대위 관철추진위원장, 경대수 국방위 간사, 황영철·주광덕 의원은 국방위원장실의 문을 걸어 잠그고 김 위원장의 퇴장을 막으면서, 결국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지 못했다. 이들은 현 사태에 대해 대담했으며, 때로는 고성이 오갔다. 도중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국방위원장실을 찾아 김 위원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과 위원장실에 함께 있던 의원들은 점심 식사도 거른 채 오후까지 대치 상황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이 와중에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의회민주주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정 의장의 편파적인 의사 진행은 분명하게 잘못된 처사였고, 의회민주주의를 경시한 행위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감을 거부할 수는 없다. 이 또한 의회민주주의에 반하는 처사”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 국방위원들의 어려운 상황을 저도 이해해 동참해 달라는 부탁도 드리기 어렵다. 하지만 국방위는 열려야 한다”며 “제가 지금 국방위원장실에 갇혀 있다. 저는 상임위원장이다. 이렇게 해서야 어떻게 의회민주주의를 지켜야한다는 말을 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탄식했다.

이후 오후 2시께 국방위 내부에서 ‘야당 단독 진행’ 의견과 ‘김 위원장을 기다리자’는 의견이 대립하다 국감 중지 결정이 났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위원장실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감 진행 상황과 관련해 김 위원장에게 질문을 하는 듯 했다. 이후 3시 7분께 김 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의원들은 방을 빠져나갔고, 방을 나가며 식사를 하자는 등의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굳은 표정의 김 위원장은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참으로 비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에서 정 의장의 여러 비 의회 민주주의적인 처사에 대해 결연하게 단합하고 투쟁하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 점에 대해 더 이상 드릴 말이 없다. 당에는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 의장이 의회민주주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마당에 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과 기능인 국감을 하지 않는 것은 그 또한 중대한 의회민주주의 파괴라고 본다”며 “특히 저는 국회 국방위원장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은 전쟁이 나더라도 열려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실을 빠져나가면서도 ‘소신’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상임위) 사회권을 기피하거나 거부한 적이 없다”며 “저는 야당 위원들이 제가 사회를 볼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기회를 막지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위 야당 위원들은 성명을 내고 “어제(26일)에 이어 국회 국방위 국감이 새누리당의 의사일정 거부로 열리지 못했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김 위원장을 사실상 감금해 국감 참여를 막은 행위는 국회법 제165조(국회회의방해금지)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범죄행위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국감 방해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국방위는 28일 자료 정리를 한 후 29일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에 대한 감사를 할 계획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