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하지 않은 ‘2~3인분’ 기성용의 비중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6.10.11 21:00  수정 2016.10.11 18:34

이란전, 기성용 부담 덜어줄 미드필더 역할 절실

카타르전 선제골 터뜨린 기성용.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언제부턴가 기성용 어깨에 짐이 무척 많아졌다.

슈틸리케호의 전술적 키를 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기성용 없는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만큼 기성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부쩍 높아졌다.

기성용은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 23명 가운데 가장 많은 A매치 87경기를 소화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2014 브라질월드컵, 2011/2015 아시안컵 등 굵직굵직한 메이저 대회에서 항상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기성용은 지난 카타르전을 앞두고 "늘 2~3인분 몫을 했는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자신을 질책했다. 지난달 열린 중국, 시리아와의 최종예선에서 부진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성용은 카타르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말 그대로 기성용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었다.

활동량부터 어마어마했다. 허리에서 빌드업을 전개하고, 공간이 생기면 상대 진영의 페널티 박스까지 부지런히 침투했다. 그리고 수비 상황에서는 빈 공간을 커버하거나 포백 수비 위에서 중심을 잡았다. 지친 모습이 역력했지만 몸을 사리지 않고 태클을 시도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기성용보다 헌신적이고 투지를 보여주는 선수는 없다.

전반 10분에는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은데 이어 후반 12분 정확한 스루패스로 손흥민의 결승골을 도왔다. 최근 소속팀에서의 부진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활약이었다. 기성용이 카타르전만큼은 충분히 2~3인분 몫을 해냈다. 하지만 기성용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슈틸리케호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기성용의 부담을 다른 동료들이 덜어줘야 한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슈틸리케호는 11일 오후 11시 45분(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러시아로 가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빠른 길은 이란전 승리다.

전술의 핵 기성용에 대한 이란의 집중 견제가 매우 심할 것이 분명하다. 기성용은 현재 너무 지쳐있으며,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다. 결국, 기성용의 부담을 다른 동료들이 덜어줘야 한다.

위치상으로 가장 기성용과 가까운 구자철, 정우영 등의 활약이 그래서 중요하다. 구자철은 카타르전에서 기성용과 함께 2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좀 더 공격적인 위치에서 움직였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4-1-4-1 포메이션에서 1에 포진한 정우영의 부진도 아쉬웠다. 포백 수비를 효과적으로 보호하지 못해 수비진에게 부담을 안겨줬으며, 전진 패스 부족으로 인해 기성용과 구자철이 3선까지 내려오는 횟수가 잦았다. 이밖에 한국영, 김보경, 이재성도 이란전에서 출전 기회를 잡을 경우 120% 이상을 쏟아 부어야 한다.

슈틸리케호가 다양한 플랜과 공격 루트로 이란의 강력한 방패를 뚫고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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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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