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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적반하장? "박근혜 정부, 노무현 정부 배워라"


입력 2016.10.15 14:35 수정 2016.10.15 14:43        스팟뉴스팀

'송민순 회고록 파문'에 역공…"노무현 정부가 참으로 건강한 정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혼수상태에 빠진 뒤 317일만에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빈소가 마련된 지난 9월 26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송민순 회고록 파문'에 역공…"노무현 정부가 참으로 건강한 정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자신이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인 지난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북한의 의견을 물었다는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폭로'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배우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나 토론을 모두 경청한 후 최종 결단을 내렸다. 대통령이 혼자 결정하는 법이 없었다. 시스템을 무시하고 사적인 채널에서 결정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새누리당은 전날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을 기초로 문 전 대표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우리 정부의 기권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당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국회 청문회 및 국정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송민순 전 장관의 책을 보면서 새삼 생각한 것은 노무현 정부가 참으로 건강한 정부였다는 사실"이라며 새누리당의 정치공세를 일축했다.

그는 "결정할 때 반대하는 참모들에게 결정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래서 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모두가 승복하여 대외적으로 하나의 입장을 견지할 수 있었다"며 "나도 여러 사안에서 반대 의견을 냈지만, 결정된 후에는 그에 따랐다"고 노무현 정부의 의사결정과정의 민주성을 강조했다.

이어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2003년부터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추진되고 2006년부터는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추진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노무현 정부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그 결의안에 불참 또는 기권했고, 2006년에는 찬성, 2007년에는 다시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2003년부터 2005년 동안에도 외교부는 늘 찬성하자는 입장이었던데 비해, 통일부는 기권하자는 의견이었다"며 "외교부와 통일부는 대북정책에 관해 의견이 다를 때가 많았는데, 한미동맹과 대미외교를 중시하는 외교부와 남북관계를 중시하는 통일부의 입장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그 기간 동안에는 김대중 정부의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간의 교류협력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상황이 고려되어 큰 격론 없이 통일부의 의견대로 결론이 났다"며 "격론이 시작된 것은 2006년이었는데, 그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그러자 외교부는 강력하게 결의안 찬성을 주장했고, 통일부는 여전히 기권을 고수할 것을 주장했다"며 "당시 여당(열린우리당)도 기권의견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찬성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에 또다시 격론이 되풀이 됐는데, 그 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10·4 정상선언이 있었고 후속 남북 총리회담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며 "외교부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계속 찬성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통일부는 당연히 기권하자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엔 대부분 통일부의 의견을 지지했다. 심지어 국정원까지도 통일부와 같은 입장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후 다수의 의견에 따라 기권을 결정했다"고 당시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특히 청와대의 의사결정과정이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배우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이게 바로 문 전 대표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하는 일이고, 국기를 문란시킨 사태란 점을 적시하길 바란다"며 문 전 대표의 정체성을 언급했다. 염동열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같이 주장한 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동족의 인권'보다 '북한정권'을 더 받드는 문재인 전 대표는 지도자의 자격은 물론 인류의 인권에 대해 거론할 자격조차 없다"고 비난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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