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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란 "결혼 후 베드신 예민…미안했다"


입력 2016.10.18 09:02 수정 2016.10.22 08:39        김명신 기자

김승우와 파격 멜로 '두번째 스물' 호흡

저예산 영화로 작품성 인정받으며 '주목'

김승우와 파격 멜로 '두번째 스물' 호흡
저예산 영화로 작품성 인정받으며 '주목'

배우 이태란이 가을에 걸맞는 감성멜로 영화 ‘두 번째 스물’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리틀빅픽처스

배우 이태란이 가을에 걸맞는 감성멜로 영화 ‘두 번째 스물’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보다 깊어진 감성연기를 담아낸 이태란은 결혼 전과 확연히 달라진 배우 이태란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1. "촬영 1년 만에 개봉…감회 새롭다"

영화 '두 번째 스물'은 다시 찾아온 스무 살의 설렘을 아름다운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그린 작품이다. 13년 만에 재회한 민구(김승우)와 민하(이태란)가 운명처럼 재회한 후 일주일 동안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경의선', '역전의 명수'의 박흥식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올해 하와이국제영화제 초청작이다.

극중 이태란은 아픔을 남긴 첫사랑 민구(김승우)와 재회하게 되는 안과의사 민하 역을 맡았다. 젊은 시절 첫사랑과의 재회 후 다시금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로 섬세한 감정 연기가 중요한 인물이다. 이태란은 특유의 농익은 연기와 더불어 결혼 후 더욱 깊어진 멜로 연기를 더하며 민하라는 캐릭터를 잘 풀어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배우 이태란이 가을에 걸맞는 감성멜로 영화 ‘두 번째 스물’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리틀빅픽처스

“영화를 찍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났어요. 작년 2월과 3월에 걸쳐 촬영을 마쳤으니까 꽤 됐죠?. 그러다 보니 갑작스런 개봉 소식을 듣는데 ‘드디어 하는 구나’ 싶으면서 긴장되고 설레더라구요. 어제는 인터뷰를 앞두고 잠을 설칠 정도였어요. 당시 촬영 현장도 떠올려지고 좋았던 추억, 아쉬웠던 일들, 많은 생각이 지나가더라구요.”

‘두 번째 스물’은 저예산 영화로, 시간이 흘러 어느 덧 마흔이 넘은 남자와 여자. 한 때 첫사랑의 뜨거운 감정을 느꼈던 이들이 원치 않는 상황으로 헤어진 후 이탈리아에서 재회하면서 두 번째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일련을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90%이상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된 이탈리아의 배경과 더불어 감성 멜로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태란은 “중년이 된 남녀가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사랑을 나눈다?. 어쩌면 식상한 흐름일 수도 있고, 뻔한 이야기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인물들간의 대화나 잔잔한 표현들이 차별점을 두고 있다"면서 "예술적인 느낌이 강한 작품이라고 해야 하나. ‘예쁘다’ ‘잔잔하다’는 느낌? 무엇보다 마지막 결론에서 민하가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 좋았다”고 출연 비화를 전했다.

배우 이태란이 가을에 걸맞는 감성멜로 영화 ‘두 번째 스물’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리틀빅픽처스

사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지만 '이태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남편에게 이끌려지는 수동적 여성이라거나 그에 반해 아주 캐릭터 강한 여성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주체적인 면모를 갖춘 전문직 여성으로, 무엇보다 이태란의 풍부한 멜로 감성 연기가 어우러져 또 다른 이미지 변신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사실 배우로서 멜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민하라는 캐릭터가 저의 실제 나이와 비슷하기도 하고 멜로적인 부분을 연기할 수 있는 최적화 된 영화가 아닌가 싶더라구요. 이번이 기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2. "김승우와 멜로 호흡, 많은 배운 좋은 경험"

그러나 '두 번째 스물' 실제 촬영 현장은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극중 설정에 따른 민감한 부분에 있어서 갈등도 있었고, 그럴 때면 시나리오를 덮기도 했다. 특히 결혼 후 첫 멜로라는 부담감과 더불어 베드신에 대한 고민이 걸림돌이 됐다.

“갈등을 안했던 것은 아니에요. 사실 시나리오를 본 남편이 흔쾌히 수락을 했고 그렇게 의지를 다지고 이탈리아로 떠났죠. 하지만 정작 촬영에 들어가보니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더라구요. 시나리오와 촬영 현장은 또 다르잖아요. 짧은 회차 속에서 많은 분량을 찍어야 해서 열악하기도 했고 힘들어서 모두 예민했었어요. 의견을 잘 들어주신 감독님과 김승우 선배 덕분에 무사히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배우 이태란이 가을에 걸맞는 감성멜로 영화 ‘두 번째 스물’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리틀빅픽처스

90% 이상을 이탈리아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을 하면서 음식부터 시작해 숙소를 9군데다 옮기면서 촬영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따랐다. 그러나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베드신에 따른 고민이었다.

이태란은 “작품 속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 성격은 수동적이고 고지식한 면이 많다. 저예산이든 아니든 충실히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아쉬웠던게 너무 힘들어서 불평이 생겼었다는 점"이라면서 "특히 베드신을 앞두고 고민과 갈등이 심했다. 배우로서 자질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정말 많이 힘들었다. 물론 지금은 왜그랬나 후회가 된다. 그런면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각오도 다지게 된 영화”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태란은 지난 2014년 동갑내기 사업가와 결혼했다. 특히 영화 촬영이 진행된 지난 해의 경우 이제 막 결혼한 상황에서 ‘베드신’에 따른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다. 여배우이기도 하지만 한 남자의 아내로서 예민해지기도 하고, 노출 수위나 정도에 따른 고민이 컸다.

그러나 이태란은 배우의 자질까지 거론하며 자신을 채찍질 했고, 그의 고민을 받아준 감독과 현장을 이해해준 김승우,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응원해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베드신을 앞두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어요. 먼저 고백을 한거죠. 미리 알고 보는 것과 영화를 통해 무작정 접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일반인인 남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무심할 정도로 덤덤하게 잘 촬영하라는 거에요. 그래도 미안하고 죄책감도 들고 그렇더라구요.”

'배우 이태란'의 꿈은 그저 소박하다. 오래오래 연기를 하고 싶다는 것, 딱 하나였다.

배우 이태란이 가을에 걸맞는 감성멜로 영화 ‘두 번째 스물’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리틀빅픽처스

“배우는 선택되어지는 직업이죠. 영화도 하고 싶고, 드라마도 하고 싶어요. 굳이,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다작을 안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많은 작품을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갈망이 분명 있었어요. 하지만 이젠 여유로운 시선이 생겼죠. 결혼 후 감정의 폭도 넓어진 것 같고, 타 배우들의 연기 역시 편하게 잘 보게 돼요. 이젠 엄마, 아내 역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할머니 역까지, 오래오래 활동하고 싶거든요.”

이태란은 김해숙, 윤여정 등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배우에 대한 동경이 있다. 그러면서 이들을 향한 대중들의 좋은 시선과 달라진 인식들을 기뻐했다. 더불어 어른 감성 멜로 등과 같은 소외된 장르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외국의 경우 중년의 사랑을 다룬 영화들도 많고 흥행도 잘돼요. 하지만 한국영화는 그렇지 않죠. 과도기인 거 같아요. 이번 영화가 잘 돼서 멜로 영화에 힘이 돼줬으면 좋겠어요. 한 장르의 영화가 잘되면 영화 흐름이 바뀌잖아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되길,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랍니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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