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회고록 기억상실증'은 'NLL 트라우마' 때문?
2012년 대선전 당시 'NLL 포기 발언' 논란 휘말려 '고배'
박영선, 송민순으로 이어지는 '내부자 공격'에 대권 행보 '휘청'
2012년 대선전 당시 'NLL 포기 발언' 논란 휘말려 '고배'
박영선, 송민순으로 이어지는 '내부자 공격'에 대권 행보 '휘청'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송민순 회고록'으로 또다시 안보와 북한 이슈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 새누리당 측이 제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년 전 'NLL 포기' 의혹은 노 전 대통령과 친노 세력의 대북관 및 안보관에 대해 국민 불안감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회고록' 논란과 닮았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2년 10월 정문헌 전 새누리당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당시 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민주)은 정 전 의원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새누리당의 정치공세를 막기 위해 힘썼다.
당시 문 후보는 "그 회의록 속에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다'거나 '다시는 NLL 주장을 하지 않는다'거나, 그런 언급이 있다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진작에 공언했다"며 "(새누리당이) 대선 막바지에 또다시 못된 '북풍'을 일으켜 선거를 조작하고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려는 작태를 심판해 달라"고 호소하며 논란을 잠재우려 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문 후보가 48%의 득표율로 51.55%를 얻은 박근혜 후보에게 근소한 차로 패해 'NLL' 논란의 위력을 짐작케 한다.
이번 '회고록' 논란은 '내부자 고발'이란 점에서 'NLL' 때보다 문 전 대표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더민주 측은 NLL 논란 때 "국민과 귀를 어지럽히겠다는 태도"라며 얼버무리려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정치 공세'라며 예봉을 피해가려 하고 있다. 문 전 대표 또한 "기억 나지 않는다. 기억을 잘 하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라"며 직접 대응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 현장에 함께 있었던 내부자의 증언이기 때문에 송민순 전 장관 측과 '진실 게임'이 벌어지면 문 전 대표 측 승산은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17일 '과거 NLL 논란과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논란에 유사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NLL 사건과 성격이 다르다. 송민순이 (문 전 후보를 곤경에 빠뜨리려는) 그런 사람 아니다. 내가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NLL 사건 당시) 외통위에 있었는데 정문헌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이슈를) 딱 던졌다. 이후에 벌어질 2~4단계를 (새누리당 측이) 청와대, 국정원 등과 다 준비해 놓고 발언한 것이다"며 "당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가 그쪽이 쳐놓은 함정에 빠졌던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기획한 것이 아니다. 저쪽 대응을 보니 엉망이다. 막 던지고 있다"며 "저쪽도 정보를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지금 대응을 잘 못하니 길게 끌고 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송 전 장관의 의도나 새누리당의 기획 여부와 상관없이 회고록 논란이 NLL 때보다 더 강하게 문 전 대표를 옥죄는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문 전 대표에게 심각한 타격을 가하는 내부자 공격은 앞서 당 중진인 박영선 의원에 의해서도 이뤄졌다. 박 의원은 지난 13일 문 전 대표가 4대 기업 경제연구소 소장들과 간담회를 갖자 "의원들은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며 경제 정의를 논하는데, 이런 행보는 스스로 경제철학 부재를 고백하는 것 아니냐"며 문 전 대표의 경제관을 강력 비판했다.
문 전 대표가 내부자로부터 '경제관'에 이어 '안보관'까지 공격받음에 따라 중간지대로 나아가려는 그의 대권 행보가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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