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투수전 양상을 띤 한국시리즈 1차전은 NC 김성욱의 치명적인 실수와 두산 허경민의 발이 승패를 갈랐다.
두산은 29일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홈경기에서 NC에 1-0 신승했다. 연장 11회말 1사 만루에서 오재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 허경민이 홈으로 쇄도해 끝내기 점수를 올렸다.
두산은 1차전 승리로 한국시리즈 2연패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역대 33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차지한 확률은 75%에 이른다.
NC는 잘 싸우고도 치명적인 실수가 빌미가 되어 분패하고 말았다. 선발 재크 스튜어트 포함 팀의 자랑인 불펜을 가동한 NC는 두산의 강타선을 맞이해 1점도 주지 않았다. 타선은 두산 선발 니퍼트에 눌려 힘을 쓰지 못했지만, 투수진은 지능적인 투구로 두산 타선의 흐름을 끊었다.
하지만 11회말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면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중견수 김성욱이 김재호의 평범한 플라이를 잡지 못하며 진루를 허용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무사 1루 상황에서 김재호의 타구가 중견수 쪽에 뜨면서 아웃카운트를 하나 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타구가 조명에 들어가면서 일이 커졌다. 중견수 김성욱이 낙하지점을 잡지 못하고 떨어뜨렸다. 이때 1루 주자 허경민은 2루까지, 타자 김재호도 1루에 진루했다. 1사 1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무사 1,2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접어들게 됐다.
김성욱도 억울하다면 억울하다. 야간 경기로 접어드는 때로 라이트를 켜는 시간대라 뜬공 수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치명적 실수가 되어버린 이 수비 하나로 승부의 추는 두산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NC가 김성욱의 눈으로 아쉬움을 삼켰다면, 두산은 허경민 발에 환호했다.
김성욱이 타구를 놓치며 2루까지 진루했던 허경민은 희생번트 작전을 거두고 강공으로 돌아선 박건우의 좌익수 뜬공 때 빠른 발로 전력질주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 3루에서 살았다. 1루주자 김재호도 이 틈을 타 2루에 도달해 1사 2,3루가 됐다.
NC로서는 1사 2,3루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오재원에게 고의4구를 던지고 만루작전을 펼쳤다. 이후 오재일은 우익수 나성범이 있는 곳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지만 잡혔다. 홈을 파고들어도 득점을 자신할 수 있는 타구는 아니었다. 전진수비를 펼친 NC라 홈을 파고들어도 득점을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허경민은 마치 100m 달리기를 하듯 내달리며 포수 김태군 태그에 조금 앞서 홈플레이트를 발로 찍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두산에 안기는 발이었다. 끝내기 희생플라이는 한국시리즈 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이날 허경민은 11회초 포문을 여는 안타에 앞서 2개의 안타를 쳤다. 3안타 경기로 답답했던 두산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던 허경민은 10회초 1사 3루 위기에서도 김성욱의 3루 땅볼을 잡아 발 빠른 김종호를 재치 있게 태그아웃시키며 NC에 찬물을 끼얹었다. 역시 빠른발이 동반된 수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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