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내부 혁신안 발표...정부 입김은 '못 막아'
KDB혁신위원회, 31일 여의도 산은 본점서 산업은행 혁신방안 발표
부실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 등 발표...김경수 위원장 "정부입김 여전"
산업은행이 출자회사 관리체계에 대한 전면 개편에 나선다. 현재 보유한 비금융 출자회사의 신속한 매각을 위해 '시장가 매각원칙'을 반영하고,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규정도 명문화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자구노력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산업은행 혁신방안'이 발표됐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를 위원장 등 외부 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KDB혁신위원회가 수 개월에 걸친 논의를 통해 이번 혁신안을 도출했다.
김경수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산은의 이번 혁신안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산은이 지금처럼 정부 재정에 마냥 기대는 것은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산은이 보다 강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위원회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산은이 그동안 출자회사 관리시스템과 역량 부재로 기업 건전성을 악화시킴으로써 내부 통제가 미흡해왔고 구조조정 전문성이 부족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신뢰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보신주의적 조직문화가 팽배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발표된 최종안에 따르면 산은이 채권단으로 참여하는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상근·비상근 임직원에 대한 재취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는 심사 등을 통해 예외조항을 뒀던 기존 초안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또 산은이 직접 개입해왔던 구조조정기업 경영진 후보 추천 방식을 외부 전문가 추천 방식으로 보완해 낙하산 논란을 차단하기로 했다.
비금융 출자회사에 대한 신속 매각을 위해 출자회사 매각실무추진단을 운영하는 한편, 보유주식 시장가격 즉시 매각원칙을 정관과 내규 등을 통해 규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말까지 총 95개 출자회사에 대한 매각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추후 재정부담 최소화를 위해 자본확충펀드 사용은 최소화하고 임추위와 감사위원회 도입 검토 등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도 꾀하기로 했다.
또 그동안 숱한 방만경영에도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아 일명 '신의 직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부 조직 쇄신안도 마련했다.
이대현 수석부행장은 "오는 2021년까지 인력 10% 감축과 보수 삭감, 지점 8곳의 축소 운영, 부행장급 축소, 상임이사제도 폐지 등을 통해 350억원의 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며 "또 상임이사를 대체할 사외이사제 도입으로 외부 인사 비율을 늘린 것은 외부 의견을 수렴하고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행장은 이 자리에서 "구조조정 진행 과정에서 저희 잘못도 크지만 현재 직원들의 사기가 굉장히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얼마나 자기 일에 몰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경수 혁신위원장은 '서별관회의'를 통해 마구잡이식으로 이뤄진 '대우조선해양' 부실 경영 사태의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 현행 산은법 상으로는 정부 입김을 차단할 방법이 없다며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현행법 상 정부는 주인이고 산은은 그 대리인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산은을 감독할 책임이 있고 산은은 자신의 위험을 관리할 책임이 있으나 주인이 방향을 설정한 이상 대리인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성이며 이는 최대한도로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