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11월 캐나다와의 평가전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홈)과의 경기에 나설 출전 명단(25명)을 발표하며 공격진에 이정협을 포함시켰다.
이정협은 지난해 호주 아시안컵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으며 대표팀에 처음 승선했다. 당시 상주 상무 소속의 군인 신분으로 K리그에서도 무명에 가까웠던 이정협의 발탁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논란 속에서도 이정협은 아시안컵에서 2골을 터뜨리며 대표팀을 결승까지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이후 이정협은 ‘군데렐라’라는 애칭을 들으며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군 전역 이후 이정협은 올 시즌 울산으로 적을 옮겼으나 K리그 클래식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9경기 4골이 전부다. 공격수로서는 다소 아쉬운 수치다. 그러자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중시한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원칙에 따라 대표팀에서도 한동안 제외됐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다시 이정협을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이 자신의 “플랜 A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규정하며 대표팀 발탁에 대한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이정협의 기용은 슈틸리케 감독의 절박한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대표팀은 현재 2승 1무 1패로 A조 3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종예선에 접어들며 4경기 모두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저조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자칫 우즈베키스탄전마저 놓칠 경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빨간 불이 켜질 수도 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본인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선수들 중 자신의 축구철학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들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원칙대로라면 이정협은 다시 대표팀에 발탁될 만한 기량을 소속팀에서 보여줬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완전하지 않은 이정협이라도 지금의 대표팀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실 이정협이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던 호주 아시안컵만 해도 전지훈련에서의 활약상과 컨디션을 보고 뽑은 것이지, 소속팀에서의 성적으로 딱히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아니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을 선호하는 이유도 처음부터 걸출한 득점력을 지녀서가 아니라 연계플레이와 공간침투, 이타적인 움직임 등 전술수행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감독은 누구나 자신의 축구철학이나 전술에 부합하는 선수들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홍명보 감독에게 박주영이 그러했고, 최강희 감독에게 이동국이 있었던 것처럼, 슈틸리케 감독에게 이정협은 그런 존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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