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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친박 아닌 비박과 손잡는다고?


입력 2016.11.08 09:24 수정 2016.11.08 09:25        고수정 기자

'최순실 정국' 여권 타격에 반 총장 "특정 정당 안 매달려"

개헌 고리 제3지대 세력화 뜻 피력…비박 이탈설도 제기

제3지대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합류 가능성으로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료사진) ⓒ제주포럼 사무국

제3지대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합류 가능성으로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는 최근 청와대와 국회에 그 주도권을 빼앗겨 입지가 줄어들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유력한 대권 주자가 없다는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꼽히는 반 총장이 ‘특정 정당’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면서 제3지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당초 제3지대 시나리오였던 ‘새누리당 비박계 흡수’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앙일보’는 7일 반 총장이 새누리당이 아닌 제3지대에서 세력화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반 총장의 지인은 “반 총장이 ‘특정 정당에 매달려 가지는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보였다”며 “정치 행보를 본격화할 경우 확장성을 키우기 위해 다른 세력과 연합이 필요하다고 반 총장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한 개헌을 고리로 국민의당과 새누리당 출신 정치인과도 연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반 총장은 내각제를 개헌의 이상적인 방향으로 꼽는다.

그간 제기돼 왔던 반 총장의 제3지대 행(行) 가능성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물꼬가 터졌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특히 친박계의 ‘러브콜’을 받아 왔고,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과 반 총장의 지지층이 겹치면서 그가 여권 주자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 정국에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추락해 ‘새누리당 후보’로는 누구라도 정권 재창출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새누리당 지도부 중 반 총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정진석 원내대표의 발언도 반 총장의 제3지대 행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당이 완전히 버림받게 생겼는데 이런 당에 반 총장이 오겠느냐. 우리 당에 안 올지도 모른다”고 한 데 이어, 7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반 총장이 병든 보수의 메시아는 결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반 총장과의 사전 교감이 전제됐다는 분석이다.

반 총장이 제3지대에 합류한다면, 개헌을 고리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반 총장의 지지율이 안·손 전 대표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반 총장이 제3지대의 대표 주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여야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관계자는 본보에 “제3지대의 깃발 부재가 자연스럽게 반 총장의 합류 가능성으로 연결되는 것”이라며 “국민의당도 안 전 대표가 독자적으로는 정권 교체를 할 수 없다는 판단에 호남과 충청 연합을 계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이 제3지대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보다 지지율이 높다는 점도 제3지대행 가능성을 높인다”며 “이 경우 ‘반 총장+안 전 대표’ 또는 ‘반 총장+손 전 대표’ 구성을 통해 개헌 주도권을 잡고 대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비박계의 합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그간 주류인 친박계와 내홍을 겪어왔고, ‘최순실 정국’ 타개를 위한 해법이 친박계와 뚜렷하게 이견을 보이면서, 집단 탈당 및 제3지대 행 관측이 나온다. 실제 비박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새누리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히 비박계 중진 의원들이 7일 ‘친박계 지도부’의 사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임시 내각 혹은 망명정부처럼 별도 체제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정치적 부담이 높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5월 강성 비박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하고 비상대책위원의 대부분을 비박계로 채우면서 분당설이 제기됐지만, 무위에 그쳤다. 비박계 측 관계자는 본보에 “분당, 이탈 목소리가 나온다고 해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며 “특히 보수 특성상 분당은 곧 ‘죽음’으로 받아 들여진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비박의 대표주자들이라고 얘기되는 사람이 보수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어서 제3지대 합류보다는 재창당 수준의 혁신에 주력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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