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제 무리뉴 감독과 아스날 아르센 벵거 감독은 유럽 축구계에서 손꼽히는 앙숙이다.
두 감독은 무리뉴가 2004년 첼시 지휘봉을 잡으며 처음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한 이래 끊임없는 신경전으로 숱한 이슈를 만들어왔다. 벵거 감독을 상대로는 천적에 가까운 면모를 과시해왔던 무리뉴 감독이 맨유서도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쏠렸다.
승패는 가르지 못했다. 맨유와 아스날은 지난 19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두 감독은 예전과 달리 경기 전후 인터뷰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삼갔고, 경기 후에도 담담하게 악수를 나눴다.
모두 뒷맛은 못내 씁쓸했을 경기다. 벵거 감독은 지긋지긋한 맨유 원정과 무리뉴 징크스를 이번에도 깨지 못했다. 벵거의 아스날은 올드트래포드 리그 원정경기에서 10경기 연속 무승에 그쳤다. 무리뉴와의 상대 전적에서 1승7무8패로 일방적 열세다. 리그로만 좁히면 7무5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아스날은 최근 리그 11경기 연속 무패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맨유의 홈이었지만 이번에야말로 아스날의 우위를 예상한 이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징크스는 지독했다. 후안 마타에게 선제골을 얻어맞고 끌려가던 아스날은 후반 막판 올리비에 지루 동점골로 승점1을 나눈 것에 만족해야 했다. 비긴 것이 다행일 정도로 고전했다. 무리뉴의 팀이 벵거의 팀에 강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준 장면이다.
무리뉴 감독의 타격도 컸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친 맨유는 6위에 머물며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권과의 승점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특이하게도 맨유는 이날 패스 성공률과 슈팅, 볼 점유율 등 각종 기록에서 아스널을 압도했다. 그동안 벵거 감독이 공격적이고 아기자기한 축구를 추구하고, 무리뉴 감독이 수비를 중시하는 실리축구를 선호하는 이미지였다면 이날의 내용은 반대였다.
무리뉴 감독은 맨유가 EPL에서 가장 불운한 팀이라고 자평했다. 스토크시티전이나 번리전처럼 아스날전도 주도하면서 낙승할 수 있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는 것도 실력이다. 맨유는 올 시즌 좀처럼 연승 가도를 타지 못하고 있다. 현재 맨유보다 리그 순위가 높은 강팀과의 맞대결에서는 1승2무2패에 그치며 부진하다. 공교롭게도 무리뉴 감독은 과정을 중시하지만 결과를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벵거 감독을 여러 차례 비판한 사례가 있다. 뒤바뀐 처지가 꽤 씁쓸할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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